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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리포트] 치유 힘든 알코올 중독 … ‘뇌의 문제’ 인식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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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알코올 중독자는 매일 술을 달고 산다?’ 이렇게 인식한다면 당신은 술에 대해 ‘관대’한 것이다. 주 2~3회 술을 마시지만 이로 인해 가정이나 회사 일에 지장을 받는 사람은 ‘알코올 남용’으로 분류한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가면 알코올 의존(알코올 중독)이 된다. 술을 마신 동안, 또는 그 후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만취할 때까지 마신다. 또 말이 많아지고, 했던 말을 반복하는 등 행동을 한다. 심한 경우 싸운다거나 기물을 파손하고 험한 소리를 하는 등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한 역학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알코올 남용자 비율은 12%, 알코올 의존증은 10%에 이른다. 22%가 알코올 장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알코올에 대해 엄격한 서구식 잣대를 적용하면 우리나라에는 더 많은 알코올 의존증 환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이런 국민 인식이 알코올 환자 치료를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사랑중앙병원(보건복지부 선정 알코올 전문 치료기관)이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난다. 병원 측은 지난 1년 동안 치료를 끝내지 않고 조기 퇴원(입원 한 달 이내)한 425명에게 그 이유를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나 가족이 알코올에 대한 이해도(병식)가 높지 않아서”가 54%로 나타났다. 이는 직장문제, 가족사정, 경제문제 등을 합한 수치보다 높다. 가족들은 “환자가 술을 끊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치료가 잘 된 것 같다’는 등 자의적인 판단을 해 전문치료를 중도 포기한다는 것.

 이무형 원장은 “환자는 물론 가족 역시 알코올 중독이 전문적인 장기 치료를 받아야 하는 뇌 질환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치료에 적극성을 띠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 ①~④ 중 한 가지만 해당하면 알코올 남용으로 판단한다. ①반복 음주로 직장·학교·가정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함 ②신체적으로 위험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술을 마심(음주운전, 취중 기계작동) ③음주와 관련된 법적 문제가 반복 발생(체포, 교통사고) ④술로 인해 사회적 또는 대인관계에 문제가 발생함에도 계속 음주(부부 싸움, 신체적 싸움).

고종관 기자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알코올상담센터

다사랑병원 www.dsrh.co.kr,
경기수원알코올 상담센터 www.kosacc.or.kr
인천알코올상담센터 www.ickosacc.com
지역별 상담센터 www.alcoholcsc.or.kr, 031-810-9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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