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 김태환이 불 댕겼다, 올림픽 축구 7연속 진출의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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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오른쪽)이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런던 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에서 후반 31분 윤빛가람(가운데)이 페널티킥으로 역전골을 넣자 축하해주고 있다. 김태환은 이날 동점골을 넣고 페널티킥을 이끌어내는 등 맹활약했다. [연합뉴스]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 그 힘찬 첫걸음의 주인공은 김태환(22·서울)이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1차전에서 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3-1 역전승을 거뒀다. 올림픽 대표팀은 이날 밤 요르단의 수도 암만으로 떠났고 23일 밤 12시 원정 2차전을 치른다. 2차전에서 1골차로 패해도 3차 예선에 진출한다.

 한국의 오른쪽 미드필더 김태환은 0-1로 끌려가던 후반 10분 동점골을 넣었고 후반 29분에는 결승골이 된 윤빛가람(경남)의 페널티킥 득점을 이끌어냈다.

 김태환은 올림픽 대표팀에서 주전이 아니다. 김보경(세레소 오사카)과 조영철(니가타)의 백업 멤버가 그의 위치다. 하지만 두 선수가 각각 소속팀의 차출 반대와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하면서 김태환에게 기회가 왔다.

 김태환은 지난 1일 열린 오만과의 평가전(한국 3-1승)에서 2도움을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100m를 11초에 주파하는 스피드가 눈부셨다. 금호고와 울산대를 거쳐 지난해 FC서울에 입단한 김태환은 K-리그 두 시즌 동안 29경기에 출전해 3도움을 올렸다. 하지만 아직 골은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 후 김태환은 “오늘 득점이 프로에 데뷔한 뒤 첫 골”이라고 강조하면서 “고등학교 때는 득점왕도 했다. 선배들이나 선생님들이 한 골만 터지면 계속 터진다고 하셨는데 앞으로 계속 골이 나올 것 같다”고 기뻐했다.

가수 임재범이 요르단과의 경기에 앞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이영목 기자]

 한국은 전반 시작과 함께 활발하게 공격을 시도하며 분위기 좋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그러나 중원을 두텁게 한 요르단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패스 미스와 실수가 잇따르며 요르단에 역습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결국 실수에서 실점이 나왔다. 한국은 전반 추가 시간 주장 홍정호(제주)가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패스 미스를 했다. 요르단 공격수 마흐무드 자타라는 이 패스를 가로챈 뒤 수비수 김영권을 가볍게 제치고 골대 왼쪽 구석에 정확하게 공을 차 넣었다.

 후반 한국은 만회 골을 넣기 위해 중거리슛을 과감하게 때렸다. 하지만 공은 번번이 골대 위로 날아갔다. 요르단 선수들은 시간을 끌기 위해 가벼운 충돌에도 그라운드에 누워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기다리던 동점골이 김태환의 발끝에서 나왔다. 윤석영(전남)이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지동원(전남)이 공을 잡으려다 놓친 혼전 상황. 골대 쪽으로 쇄도하던 김태환은 침착하게 요르단 골대 왼쪽을 겨냥한 왼발 슈팅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김태환이었다. 그는 후반 29분 문기한(서울)이 찔러준 패스를 잡아 골 지역 왼쪽으로 쇄도하다 상대 페라스 살렘 골키퍼의 손에 걸려 넘어졌다. 피터 그린 주심의 오른손은 주저 없이 페널티킥 지점을 가리켰다. 키커로 나선 윤빛가람(경남)은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후반 41분 쐐기골을 터뜨렸다. 미드필드 지역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윤빛가람이 강하게 차올린 것을 김동섭(광주)이 헤딩으로 골망을 갈랐다.

 홍명보 감독은 “홈경기였기 때문에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쉽다”면서도 “3-1로 승리해 기쁘다”고 말했다.

글=장주영 기자
사진=이영목 기자

◆올림픽 축구 예선 전적(19일)

한국 3-1 요르단

득점=김태환(후 10분)·윤빛가람(후 31분)·김동섭(후 41분·이상 한국) 마흐무드 자타라(전 46분·요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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