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 모자라더니…서울에 호텔 건설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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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종선기자] 요즘 서울 지역 호텔에 투숙하기가 쉽지 않다. 한류 열풍을 타고 중국ㆍ일본 등에서 관광객이 몰려 호텔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호텔 객실 수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 관광호텔 이상급의 객실은 2만6507실로 올해 외국 관광객의 예상 호텔수요 5만1087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관광호텔업 협회 성연성 차장은 “벌써 내년치 예약을 받고 있는 호텔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최근 ‘호텔 늘리기’ 작업에 착수했다. 서울시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제도개선 및 지원방안’에는 시유지를 활용해 관광호텔을 짓게 하고, 다양한 세제혜택 및 제도 완화를 통해 민간자본의 호텔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서울시의 방침이 담겨있다.

이처럼 ‘없어서 못 팔 정도로’호텔업이 호황이고 서울시의 지원책까지 잇따르자 투자회사나 기업들이 호텔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올 4월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대행하고 있는 용산역세권개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호텔에 2300억여원을 선투자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정상기 사장은 “미래에셋이 착공하지도 않은 건물을 매입하기는 처음”이라며 “그만큼 호텔업의 전망이 밝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정식 계약은 이달 말 체결할 계획이었지만 용산역세권개발㈜와 미래에셋간 실무 협의에 시간이 조금 더 걸려 빨라야 다음달에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미래에셋 측은 설명했다.

미래에셋은 이 호텔과 별도로 서울 광화문 사거리 인근에 호텔 건립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호텔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호텔업이 기관투자가들에게도 매력적인 업종으로 떠 올랐다”고 설명했다.

기존 호텔 운영회사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임피리얼펠리스 호텔그룹은 지난해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임피리얼펠리스 아이피 부티크라는 호텔을 오픈, 현재 호텔 등급 심사를 앞두고 있다. 또 호텔신라는 서울 강남권에 중저가 호텔을 지을 수 있는 부지를 최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계 호텔체인도 영토 확장

외국계 호텔 체인도 국내에 호텔 수를 늘려가고 있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에는 스탠포드호텔이 올 가을 완공을 앞두고 한창 공사중이다. 스탠포드호텔은 현재 미국 맨해튼을 비롯해 파나마와 칠레 등에 3개의 체인이 있다.

일본의 중저가 호텔체인인 토요코인은 최근 서울 동대문 인근에 호텔을 오픈했고 앞으로 국내 체인을 5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또 쉐라톤 호텔그룹이 운영하는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이 올 9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 개관한다. 269개의 객실과 연회장, 피트니스 센터 등으로 구성된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서울 서남권 지역의 유일한 특 1급 호텔이다.

쇼핑몰 등 기존의 상업시설이 호텔로 탈바꿈하는 경우도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명동의 대표적 쇼핑몰 중 하나인 명동 밀리오레가 중저가 호텔로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중구청은 최근 명동 밀리오레 건물 용도를 판매ㆍ숙박시설로 변경하는 안을 허가했다. 구청 관계자는 “건물 3∼17층에 780개 객실 규모 호텔이 들어설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충무로2가 62-9번지의 기존 업무용 빌딩을 9층짜리 관광호텔로 바꾸겠다는 제안과 중구 북창동 먹자골목 중간에 7층과 11층짜리 관광호텔을 짓겠다는 사업 계획이 최근 잇따라 구청 심사를 통과했다. 단국대 부동산학과 김호철 교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한 만큼 서울 지역에 호텔 건립 열기가 뜨거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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