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팬 사로잡은 미모의 기타리스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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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반 그것도 피아노나 바이올린 등이 아닌 기타 연주 앨범이 얼마나 대중적인 인기를 끌 수 있을까. 고개를 갸우뚱거리기 쉽지만 일본의 신예 기타리스트 무라지 카오리(村治佳織. 22)는 1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그녀가 1998년 파리 유학을 마치고 발표한 5집 앨범 〈카바티나(Cavatina)〉. 일본에서 화제를 불러 모았던 <카바티나>가 한국에서도 출시됐다.

3살 때 아버지에게 처음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무라지 카오리는 92년 14살의 나이로 레오 브로웨르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입상하며 일찌감치 가능성을 보였다. 이듬해 1집〈에스프레시보(Espressivo)〉를 발표하고 정식 데뷔한 그녀는 95년 2집 〈그린슬리브즈(Greensleeves))〉, 96년 3집 〈신포니아(Sinfonia)〉로 연이어 일본 클래식 음반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십대 기타리스트로선 '이례적인' 인기를 누렸다. 일본 음악팬들은 청순한 미모의 소녀가 들려주는 뛰어난 테크닉에 열광했다.

4집까지 주로 고전 연주에 치중했던 것과 달리 그녀는 5집 <카바티나>에서 안토니오 라우로, 레오 브로웨르, 앤드류 요크 등 20세기 미 대륙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골랐다. 한 층 성숙하고 풍부해진 감성을 표현하기위해 자유로운 분위기의 레퍼토리를 선택한 것.

강렬하게 비추는 햇살을 묘사한 첫 곡 '선버스트(Sunburst)'는 생동감 넘치는 연주가 일품이다. 타이틀곡 '카바티나'는 영화 〈디어 헌터(Dear Hunter)〉의 주제가로 스탠리 마이어즈의 곡을 존 윌리암스가 기타로 연주해서 유명해진 노래. 안토니오 라우로의 '베네주엘라 풍 왈츠(Vals Venezolano)'와 영화〈바그다드 까페(Bagdad Cafe)〉에 삽입됐던 '콜링 유(Calling You)', 〈사운드 오브 뮤직(Sound Of Music)〉의 '내가 좋아하는 것들(My Favorite Things)'도 담백한 기타 솔로로 옮겼다.

현재 일본 콘서트 투어 중인 무라지 카오리는 올 6월 콘서트 실황앨범 발매와 더불어 6월30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노래 듣기

▷카바티나(Cavatina)
▷베네주엘라 풍 왈츠 2번(Vals Venezoland 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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