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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처럼 … '하천 살리기'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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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 성내천 복원 시작지점인 마천동 인공 폭포를 따라 한강에서 끌어온 물이 흐르고 있다. [송파구 제공]

서울의 하천은 오랫동안 부정적인 인상을 주어왔다. 수량도 별로 없는 흉한 바닥과 삭막한 콘크리트 구조물,그리고 악취. 하지만 이젠 이런 나쁜 기억을 떨치고 새로운 주민 휴식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의 자치구들이 그동안 버려져왔던 하천과 그 주변을 쾌적한 친수형 공원으로 바꾸고 있다. 이 사업으로 하천 환경도 개선하고 공원을 위한 공간도 확보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해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에 들어간 송파구 성내천은 이달 30일 완공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한강물을 끌어들여 풍부한 물이 늘 흐르게 할 예정이다. 이미 복원을 마친 마천동~오금동 1.1km 구간에는 붕어와 잉어들이 노닐고 떠났던 곤충과 새들이 돌아왔다. 자연 정화기능을 갖춘 수생 식물들이 자리를 잡아 하천을 중심으로 생태계가 복원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번 말쯤 마천동~올림픽공원 1.8km 구간이 마저 완성되면 송파구를 가로지르는 수변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까지 합쳐 명물 공원이 하나 등장하게 된다.

송파구 관계자는 "그간 악취 때문에 사람들이 접근하지 않았던 하천변에 주민들이 아침.저녁 휴식을 위해 모여드는 것은 물론 성내천변 길을 출퇴근길이나 통학로로 사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02년 월드컵에 맞춰 새롭게 정비한 불광천은 3년 새 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쉼터로 자리 잡았다. 천변 산책로와 운동공간은 주민들의 휴식처이자 지역을 대표하는 친환경 쉼터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간 생태계가 많이 복원돼 참게.달팽이 등의 수상생물과 꼬마물떼새 등 철새가 종종 관찰된다.

청계천으로 이어지는 성북천도 2년 뒤 자연형 하천으로 다시 태어난다. 2003년 성북상가를 철거하면서 복원작업에 들어간 성북천은 내년까지 삼선동 일대 복개 구간에 세워진 건물 6개 동의 철거를 마치면서 다시 옛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하천 복원을 원하는 자치구가 늘자 서울시는 대대적인 하천 복원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과거 개발시대에 편의에 맞춰 복개했던 하천들을 친환경 시대에 맞춰 자연형 하천으로 되살린다는 취지다. 시는 서울시내 33개 하천 중 복원이 가능한 17개 하천에 대한 기본설계를 다음달 중으로 마치고 2006년부터 순차적으로 복원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천 수질도 크게 개선됐다. 2002년까지 3등급이었던 불광천과 성북천의 수질은 지난해 조사에서 2등급으로 올랐으며 생활 하수의 유입으로 수질 판정 자체가 어려울 정도였던 안양천과 중랑천도 수질이 5등급으로 개선됐다.

시 관계자는 "2012년까지 17개 하천에 대한 복원공사를 끝내고 모든 하천의 수질을 2.3등급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공사가 완료되면 서울 곳곳에서 맑은 하천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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