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컨설팅] 부동산 중개업을 시작하고 싶은데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부동산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한 직장인이다.회사가 어려워 더 이상 근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회사를 그만두고 퇴직금으로 부동산 중개업소를 열고 싶다.앞으로 부동산 중개시장의 전망은 어떤가.<서울 망원동 김기수>

요즘 새로 부동산 중개업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건설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천3백45개 업소가 새로 생겨났는데 공인중개사는 5천5백14여명이 증개했고 법인은 2백38개소가 개업해 전년 대비 2.3배 늘었다.반면 중개인은 1천4백7명이 문을 닫아 전체로는 10.8% 증개했다.

지난해 공인중개사 합격 인원을 대폭 늘린 데다 퇴직자들이 대량 중개업 시장에 뛰어든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해도 얼마나 많은 숫자가 개업할지 알 수 없다.큰 돈 안들이고 할 수 있는 업종이고 특히 한 건만 잘하면 떼돈 벌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개시장의 전망은 좋지 않다.일감에 비해 중개업소가 너무 많은 것도 있지만 인터넷 시대를 맞아 중개 시스템 자체가 완전히 바뀐다는 점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공짜로 중개하는 일도 얼마든지 벌어지게 된다.인터넷을 통한 직거래가 성행하고 이를 보증하는 보증회사 등이 생겨나면 기존의 중개업은 경쟁력을 잃고 만다.돈 안들이고 부동산을 사고 팔 수 있고 게다가 거래보증까지 곁들이는 데 기존의 중개업소를 누가 찾겠는가.

물론 중개업소가 필요없는 것은 아니다.인터넷 부동산 정보회사 체인점 형태의 업소는 존재하고 매물수집 능력이 있는 중개사도 살아남는다.왜냐하면 아무리 살 사람이 많아도 물건이 있어야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인터넷이 일반화되면 이런 업소도 살길이 어렵다.모두 인터넷에다 물건을 내놓고 살 사람도 컴퓨터 단말기를 두드려 원하는 부동산을 찾게 되면 중개업소가 필요없어진다.

살길은 없는가.

특화시켜야 한다.단순 중개가 아니라 생활 서비스를 겸한 영역을 구축해야 한다.특히 인터넷 부동산 정보회사와 체인화를 구성해야 한다.실물을 확인하려는 고객 안내업무와 동네 환경 정보 제공 기능 등을 맡기 위해서다.

좋은 투자상품 개발 등을 통해 밀착 경영기법을 익혀야 한다.다수의 고객이 아니라 소수의 투자자를 잘 관리할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앞으로 부동산 중개업은 아무나 할 수 없다.부동산은 물론 금융·세금 등 관련 분야에 해밝은 지식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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