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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옥도 우주선처럼…잡스는 외계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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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아이클라우드(iCloud)’ 발표로 세계 정보기술(IT) 생태계를 흔들어 놓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 그가 이번엔 우주선 모양의 새 본사 건물 청사진(조감도)을 제시했다. 잡스는 현 애플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시의회에서 이 같은 구상을 공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미국 언론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4층 높이의 야구장처럼 돔 모양이 될 새 건물은 1만2000명의 직원을 수용할 예정이다.

 잡스는 “건물 외벽은 곡선 통유리로 마감하고 건물 중앙부엔 녹지를 조성할 것”이라며 “바깥에서 보면 마치 우주선이 착륙해 있는 듯한 모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애플은 지난해 휼렛패커드로부터 61만㎡ 부지를 사들인 바 있다. 애플은 내년에 공사를 시작해 2015년 입주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공사가 끝날 때까지 현재 9500여 명인 직원을 26% 증원해 1만2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 애플 본사엔 2800여 명이 일하고 있으며 나머지 직원은 인근에 임대한 사무실에 흩어져 있다.

 새 건물에 대한 잡스의 애착은 남다르다. 잡스는 젊은 시절 이곳에 있었던 휼렛패커드 본사에서 일한 바 있다. 친환경 건물로 만들기 위해 주차장은 지하로 넣고 전체의 80% 공간을 녹지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녹지엔 살구나무를 주로 심을 계획이다. 잡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건축가를 이미 고용했다”며 “전 세계 건축학도가 구경하러 몰려올 정도로 최고의 사무실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안정적인 전력 확보를 위해 아예 천연가스로 자가발전을 하되 기존 전력선은 예비용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쿠퍼티노 시의원 중 하나가 “우리 시에는 어떤 이익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잡스는 “쿠퍼티노에서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회사가 애플”이라며 “쿠퍼티노가 새 건물 신축을 허가해주지 않으면 우리는 구글 본사가 있는 마운틴뷰로 이전해야 할지 모른다”고 맞받았다. 애플이 공짜 무선인터넷을 제공해줄 용의는 없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우리가 이만큼 세금을 내면 그 정도는 시당국이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응수하기도 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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