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우주선, 사상 최초 소행성 궤도 진입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무인우주선 ''지구근접 소행성 랑데뷰(NEAR)''가 사상 최초로 소행성 궤도 진입에 성공함으로써 근접 조사를 통해 소행성의 기원과 성격을 규명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조사를 통해 확보된 자료들은 소행성이 장차 지구와 충돌함으로써 일어날지도 모를 대재난을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데도 도움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NEAR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NEAR가 밸런타인 데이인 14일 성공적인 로켓 점화 끝에 소행성 ''에로스''의 궤도에 진입했으며 앞으로 1년간 이 소행성의 궤도를 선회하면서 근접 관찰하는 임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감자 모양의 ''에로스''는 길이 34㎞, 너비 13㎞로 길이 28㎞, 너비 4㎞인 뉴욕맨해턴 섬보다 훨씬 크며 지구를 비롯한 행성들과 마찬가지로 태양의 주변을 공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 책임자 로버트 파르카르는 지구에서 2억6천만㎞ 떨어진 ''에로스''상공 320-480㎞의 궤도에 진입하기로 돼 있던 NEAR가 50-65㎞의 오차 이내로 목표궤도에 도달했으며 이는 대단한 성공이라고 설명했다.

고성능 카메라를 비롯해 정밀 측정장비 5종을 갖춘 NEAR는 앞으로 1년간 단계적으로 궤도를 낮춰가면서 ''에로스''의 지도작성, 지표면의 정밀 조사와 함께 밀도 및 화학성분, 자기장 측정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이같은 측정자료들과 흑백 및 컬러사진들을 지구로 전송하게 된다.

또 임무의 말기인 연말께는 ''에로스''의 표면에 NEAR를 착륙시키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에로스'' 자체는 지구에 위협이 되지 않지만 이같은 자료들은 공룡의 멸종을 초래한 것으로 여겨지는 ''킬러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사태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수립에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밝혔다.

과학자들은 또 ''에로스''가 태양계 생성과정에서 발생한 잔여물일 가능성이 있어 이 소행성에 대한 연구가 행성들의 형성에 관한 비밀을 푸는 단서가 될 수도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억2천400만달러가 투입된 NEAR 프로젝트는 지난 96년 2월 시작됐으며 NASA(미항공우주국)와의 계약에 따라 NEAR의 설계와 제작을 담당한 존스 홉킨스 대학의 응용물리학 연구소 이외에 코넬 대학과 NASA 산하 제트추진연구소의 과학자들도 참여했다.

NEAR는 당초 지난해 1월 ''에로스''의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었으나 로켓 점화의 실패로 1년여동안 ''에로스''를 놓친 채 태양의 주변을 선회하다 마침내 이 소행성의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로럴<미국 메릴랜드주>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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