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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너츠〉 그린 찰스 슐츠는?

중앙일보

입력

'찰리 브라운'과 '스누피'로 잘 알려진 만화 〈피너츠(Peanuts)〉의 작가 찰스 슐츠(77)는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중 하나다.

매일 75개국에 21개 언어로 3억5천500만여명의 독자에게 품격있는 유머를 선사하고 찰리 브라운, 스누피, 루시, 라이너스 등 전세계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사랑을 받았던 등장인물을 창조했던 슐츠는 지난 50년 피너츠 연재를 시작한 이후 지난해 암수술을 받을 때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연재를 계속한 '일벌레'였다.

만화 〈비틀 베일리〉의 작가 모트 워커는 "슐츠는 다른 어떤 만화가도 흉내낼 수없는 일을 해낸 사람"이라며 "피너츠는 어린시절 느끼는 설명할 수 없는 공포, 어른들에 대한 거부감 등을 어린이의 시선으로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했다.

슐츠는 지난 22년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태어났으며 43년 군에 입대해 2차대전중 유럽 전장에 투입됐던 경험이 있다. 47년 〈릴 폭스〉 라는 제목으로 처음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으며 50년부터 이 만화의 제목을 피너츠로 바꿔 연재했다.

피너츠를 처음 연재했을 당시는 보수가 10달러에 불과했으나 65년께부터 인기가폭등해 만화가로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스누피와 그의 주인 '둥근 머리의 찰리 브라운'은 67년 3월 미국의 대표적인 사진잡지인 '라이프'지의 표지를 장식했으며 스누피 탄생 40주년이었던 90년에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훈장을 받았다.

96년 슐츠는 신문 만화작가로서는 처음으로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이올랐으며 55년과 64년 만화가에게 주어지는 큰 상인 '루빈'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숱한 상을 수상했다. 78년에는 세계 만화가들이 뽑는 '올해의 만화가'로 선정됐다.

피너츠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슐츠 주변의 실제 인물들을 모델로 한 것으로 유명하다.

찰리 브라운은 젊은 시절 예술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 찰리 브라운, 스누피는 어린시절 자신의 애완견이었던 '스파이크', 찰리 브라운의 여자 친구는 슐츠가 청혼했다가 거절당한 리타 그림슬리 존슨을 각각 모델로 한 것이었다.

피너츠는 전세계적으로 책 1천400여개권, TV 프로그램 60여편, 영화 4편, 뮤지컬 1편으로 만들어졌으며 피너츠의 주인공들은 막대한 규모의 캐릭터 사업을 일으키기도 했다.

95-96년 연봉 3천3백만달러로 포브스지에 의해 가장 돈 잘버는 '30대 엔터테이너'로 선정되기도 했던 슐츠는 세계적인 명성과 부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거의 평생동안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의 측근들은 "그가 느낀 불안과 사회에 대한 거부감은 피너츠에 독특한 색채를 부여했을 뿐 아니라 주인공 찰리 브라운을 '보통사람'으로 만들었다"며 "찰리 브라운은 바로 슐츠 자신"이라고 말했다.[워싱턴 AFP·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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