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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이 문제] 아산환경과학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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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아산환경과학공원이 준공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마찰을 빚고 있다. 서부산업단지의 개발이 늦춰지면서 주 진입로 개설도 미뤄져 지역 주민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천안·아산이 주민들의 불만과 시의 입장을 들어봤다.

조영민 기자

지난달 5일 완공된 아산환경과학공원 조감도. [사진=아산시청 제공]

아산환경과학공원이 탄생하기 까지

아산환경과학공원은 지난달 5일 6년의 시공기간을 거쳐 총 사업비 1169억원이 투입. 아산시 배미동 일원 10만7809㎡의 규모로 건립됐다. 아산시는 지난 1995년부터 쓰레기 소각장 부지 선정을 두고 총력을 기울였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6차례나 입지선정과 취소를 번복했다. 이에 시는 지난 2005년 쓰레기 처리만이 아닌 쓰레기를 대체 에너지화해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최첨단 시설의 소각장을 갖추기로 계획했다. 주변에 소각장 굴뚝을 활용한 대규모타워와 생태식물원, 주민휴식공원, 체육시설도 건설해 신개념 복합타운으로 만들자는 계획을 세웠다. 그 후 신청지역이 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시는 주민공모방식을 통해 주민대표,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를 열었다. 그리고 9차례 회의를 통해 그 해 8월 6개의 후보지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배미동 24-1일원을 최종입지로 선정해 시공에 착수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국에 소각장 명칭을 공모해 3차례의 심의를 거쳐 ‘아산환경과학공원’으로 이름을 지었다. 굴뚝을 활용해 공원 내 세워진 150m 높이의 타워의 명칭도 환경그린타워로 변경했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인근에 집결된 하수종말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과 연계해 청소년을 위한 환경체험형 테마학습장으로 조성할 것” 이라며 “부지 내 장영실과학관 등도, 현충사, 신정호를 연계하는 테마관광코스로 개발해 새로운 관광명소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푼 기대를 안고 개장 했지만…

시는 당초 소각장 인근에 들어설 서부산업단지와 함께 주 진입로를 사용할 계획을 세우고 국비로 소요재원을 확보하려 했다.

 아산 서부산단은 총 개발면적 338만 6000여 ㎡를 신창지구 257만㎡와 선장지구 81만㎡ 등 2개 지역으로 분할하거나 단일지구로 묶어 개발하는 방식으로 지난 2007년부터 추진돼왔다. 하지만 금융위기 등으로 서부산단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KCC컨소시엄과 LH가 잇따라 사업 참여를 포기해 투자자를 찾지 못했고 결국 개발지연으로 이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요재원 확보가 불투명해졌고 결국 진입로 건설에 필요한 재원 360억 원 중 고작 18억 원만을 확보했다.

 시는 아산대교에서 소각장까지 0.96km의 임시도로 개설에 필요한 사업비 27억 원을 우선 확보 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그러다 보니 아산시환경과학공원 내 쓰레기소각장 진·출입로로 실옥3통의 2차선 도로를 임시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서부산단이 기존의 예상대로 개발됐다면 환경과학공원과 산단을 잇는 주 진입로 예산확보는 수월했을 것” 이라며 “현재로썬 노력은 하겠지만 언제까지 진입로 개설을 하겠다는 확정은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인근주민, “악취·소음·먼지 ”

진입로로 마을의 도로를 내준 실옥 3통 주민들은 “그 동안 소각장 건설 차량의 이동으로 불편을 받았다. 이제는 소각장 진입차량으로 인한 소음과 쓰레기 냄새가 더해져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주민 이승호(61)씨는 “쓰레기 차량이 워낙 대형 차다 보니 도로를 지날 때 먼지가 많이 일어난다. 승용차량도 하루 평균 100대 이상 늘었다”고 토로했다. 또한 주민들은 신창방면 국도21호~배미동으로 진입하는 도로나 실옥동 옥정5거리~소각장으로 진입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이 도로로 통행하지 않을 경우 실옥3통 구간에 진입하는 소각장 진입 쓰레기 차량에 대해 봉쇄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시에 전달했다.

 익명을 요구한 주민 A씨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주민을 설득해야 한다. 언제 개발 될지 모르는 서부산단만 믿고 수년 동안 마을 도로를 진입로로 이용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이에 대해 시 자원순환과 김영만 담당자는 “내년까지 어떻게든 진입로를 개설할 예정에 있다”며 “당초 예정했던 주 진입로가 해결이 어려울 경우 임시개통에 필요한 사업비 27억 원을 추경에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입로 미개통에 따른 우려따른 우려

소각장 진입도로가 조속히 개설되지 않을 경우 아산환경과학공원에 들어서는 생태식물원·장영실 과학관과 ‘Asan-Floria’라는 주제로 들어서는 청소년 놀이시설인 X-게임장 등 각종 시설이 제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한 유동인구가 적다 보니 이용객이 적어 환경그린타워 2층에 들어설 레스토랑 등의 사업자 선정도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4월 19일 실시한 사업자 입찰에서는 응찰자가 전혀 없어 유찰됐다. 2명의 사업자가 입찰 참가 등록을 했지만 연간 사용료 9761만9000여 원에 부담을 느껴 최종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연간 1억여 원을 들여 레스토랑을 운영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있어 시일 내 비용을 낮춰보려 노력 중이다. 진입로 개설 문제와 타워 입점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아산의 주요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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