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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사이버테러 반응과 대책-러시아 ⑧

중앙일보

입력

인구 1억4천500만 가운데 인터넷 이용자가 250만-300만명에 불과한 러시아에서 야후 등 세계적 웹 사이트들이 해커의 공격으로 1시간반-4시간동안 불통됐다는 소식은 일단 남의 얘기로 받아들여진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시간당 이용료가 2-3달러로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가의 인터넷 시장이었기 때문에 러시아내 이용자 가운데서도 언론사나 모스크바 주재 외국인 지상사 직원 등을 제외하면 실질 이용자 수는 이보다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에 더해 인터넷 속도가 대부분 국가에 비해 느려터진 수준인 러시아 자체의 낙후된 통신망 덕분에 해킹에 대한 얘기가 아직은 낮설다.

러시아 현지 언론들 또한 이런 일이 다른 나라에서 발생했다는 소식을 가감없이 소상히 전달하고는 있지만 ''강건너 불보듯'' 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러시아가 현재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해커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라기 보다는 우선 통신망 정비다.

이와 함께 인터넷 사업자들의 경우, 가격 내리기 경쟁은 물론, 가입자를 늘이기 위해 지방 통신망 현대화 사업에의 투자를 모색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러시아 거대 전화 통신 사업자인 MTU는 올들어 이용자에게 부담시켜온 부가가치세 20%와 판매세 4%가운데 일정부분을 자사가 부담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미국 골든텔레콤의 러시아 자회사인 ''로시야 온라인''(ROL)도 인터넷 사용자를 위해 파격적인 가격의 3종류의 카드를 내놓고 판촉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판촉전의 최대 걸림돌은 역시 낙후된 통신망. ROL은 이에 따라 모스크바와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국한된 인터넷 시장을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주요 지방 도시내 전화 사업체들을 인수하거나 이들과 제휴, 통신망 현대화 사업에 뛰어들 차비를 갖추고 있다.

이반 쿠르노소프 러시아 통신부 총무국장은 앞으로 러시아의 인터넷 시장이 연간 1억5천만달러 규모를 넘어서게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도 가장 호화롭다는 모스크바에서 조차 국영 전화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지금도 국내외 전화가 불통되는 경우가 적지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터넷 해킹은 대부분 러시아인들에게는 호사스런 남의 나라 얘기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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