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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전국 권역별 총선民心

중앙일보

입력

군소정당 善戰으로 민주당 일부 지역서 漁父之利

조사개요
●조사일시 1월12~13일
●조사방법 전화조사
●조사대상 전국의 20세 이상 유권자 1,290명
●표본추출 지역별 유권자비에 따른 할당추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72%

선거판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각당의 총선 준비가 한창이다. 정당마다
새 주자들이 속속 얼굴을 내밀고 있다. 국민들 가운데 무당파의 비율도 차츰 줄고 있다. 새 옷으로 갈아입은 민주당은 대표와 선대위장을 정하고 본격 선거전에 돌입했다. 자민련도 JP의 당 복귀와 이한동 대표체제로 전열을 갖췄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새 인물을 영입하고 총선체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개혁신당·한국신당 등 군소신당들. “월간중앙”은 4·13 총선의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군소정당들이 현재의 여야 구도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가늠해 보았다.

4·13총선이 석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도 여전히 무응답층이 많다. 투표 의사 역시 낮다. 예년의 경우 석달 전쯤이면 무응답층도 30∼40%대로 줄고 투표율도 70%를 웃돌던 것과 비교하면 사뭇 딴판이다. 1월13일 현재 이번 4·13총선의 예상투표율은 60.0%이다.

정당지지율을 보면 국민회의 21.5%, 자민련 4.0%, 한나라당 16.8%이고 ‘없다’는 무당파는 57.7%다. 무당파의 비율은 그간의 “중앙일보” 조사 결과인 11월19일(62.5%)
, 12월18일(66.7%)
, 12월18일(66.7%)
, 21일(61.5%)
, 28일(69.9%)
과 비교하면 약 10%포인트 가량 낮아지기는 했어도 이전 총선 때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비율이다.

현 시점에서 무당파는 특히 강원(65.2%)
·충남(65.0%)
·충북(65.2%)
·서울(63.4%)
등 수도권과 중부권에 많다. 여야가 각기 선점하고 있는 호남권과 영남권을 제외하면 수도권·중부권은 무주공산에 가까운 셈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 돌풍’은 일어날 수 있을 것인가.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이나 신생정당의 돌풍이 불 것이라는 일각에서의 견해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를 물었다. 답변은 ‘공감한다’가 46.1%, ‘공감하지 않는다’가 50.0%로 거의 엇비슷하다.

게다가 ‘이번 총선에서 기존 정치권에 대해 심판해야 한다는 견해에는 공감하십니까’하고 물었더니 78.6%가 ‘공감한다’며 반색을 표했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18.4%다.

그러나 이같은 유권자들의 심리도 선거가 가까워지면 표변했던 것이 이전 선거에서의 전례다. 정치권이 조장하는 지역감정이라는 최면에 걸려들기만 하면 ‘물갈이 욕구’는 게눈 감추듯 사라지곤 했던 것이다. 4·13총선에서는 과연 변화가 일어날까. “월간중앙”은 판세예측을 위해 중앙일보 여론조사팀과 공동으로 전국 단위의 전화조사를 실시했다.

시나리오 1-2與1野 구도

◎ ‘2與+1野구도’로 선거를 치를 경우

- 서울, 한나라에서 민주당 우위로 선회

‘4·13총선 때 어느 당 후보를 찍겠는가’에 대해 민주당 후보 16.7%, 자민련 후보 1.8%, 한나라당 후보 15.6%, 무소속 후보 9.1%, 무응답 56.8%다. 여전히 무응답의 비율이 높다. 여·야가 팽팽한 대결구도를 이루고 있어 무응답층이 여·야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엇갈릴 전망이다.

유독 두드러지는 것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평균 4∼5%의 지지율을 확보했던 자민련 후보의 뚜렷한 하락세다. 최근 자민련쪽 식구들의 ‘줄줄이 탈당’이 단순한 공천 잡음 때문만이 아니라 유권자들의 냉담한 반응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지지 의사를 연령별로 보면 흥미있는 차이가 발견된다. ▷20대층에서는 민주당 후보 19.9%, 자민련 후보 1.1%, 한나라당 후보 15.3%, 무소속 후보 13.2%, 무응답 50.5%다. ▷30대층에서는 민주당 후보 20.9%, 자민련 후보 2.1%, 한나라당 후보 14.1%, 무소속 후보 11.1%, 무응답 51.8%다. 20대와 30대층에서는 여당인 민주당이 앞서는 가운데 야당인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각축을 벌이는 판세가 전개되고 있다.

반면 ▷40대층에서는 민주당 후보 11.6%, 자민련 후보 2.6%, 한나라당 후보 16.2%, 무소속 후보 7.2%,무응답 62.4%다. ▷50세 이상층에서는 민주당 후보 14.2%, 자민련 후보 1.4%, 한나라당 후보 16.7%, 무소속 후보 5.3%, 무응답 62.4%다. 40세 이상층에서는 여당 후보 지지보다 야당 후보 지지율이 더 높고 무소속 후보 지지가 뚝 떨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를 단정키도 어려운 것은 기성세대로 갈수록 무응답이 더 늘어난다는 점 때문이다.

- 서울·경기·호남 여당 우세, 영남 야당 우세

지역별로 보면 서울·수도권은 민주당이 우세, 호남권은 민주당 강세, 영남권은 한나라당 강세이고 충청권과 강원권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판세다. ▷서울은 민주당 후보 22.2%, 자민련 후보 0.1%, 한나라당 후보 17.7%, 무소속 후보 9.0%, 무응답 51.0%다. ▷경기는 민주당 후보 20.8%, 자민련 후보 3.7%, 한나라당 후보 14.9%, 무소속 후보 7.9%, 무응답 52.7%다. ▷호남은 민주당 후보 32.2%, 자민련 후보 2.5%, 한나라당 후보 0.7%, 무소속 후보 8.2%, 무응답 56.4%다. 지난 연말 조사 때까지만 해도 야당인 한나라당 후보가 우세했던 서울 여론이 민주당 후보 우세쪽으로 선회한 것이 눈에 띈다.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영남권은 ▷경북에서 민주당 후보 6.8%, 자민련 후보 0.8%, 한나라당 후보 25.6%, 무소속 후보 12.5%, 무응답 54.3%이다. ▷경남은 민주당 후보 6.5%, 자민련 후보 0.4%, 한나라당 후보 23.5%, 무소속 후보 10.4%, 무응답 59.2%다.

나머지 강원·충청권은 어느 당 후보도 장담치 못할 판세다. ▷강원은 민주당 후보 11.5%, 자민련 후보 2.1%, 한나라당 후보 7.9%, 무소속 후보 8.0%, 무응답 70.5%다. ▷충북은 민주당 후보 14.3%, 자민련 후보 5.1%, 한나라당 후보 9.8%, 무소속 후보 4.0%, 무응답 66.8%다. ▷충남은 민주당 후보 22.2%, 자민련 후보 0.1%, 한나라당 후보 17.7%, 무소속 후보 9,0%, 무응답 51.0%다. 이들 세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미세한 우위 속에 두자릿수대 지지율을 지켜내는 정도다.

이런 판세를 종합해 볼 때 지역구도가 뚜렷한 영·호남권은 제외하고 서울·수도권·중부권은 후보들의 난립이 예상된다. 어느 당 후보도 특별히 우세하다고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때문에 여·야에서 공천 탈락자들과 군소정당의 후보들까지 가세할 경우 승패는 정당보다 인물 중심으로 판가름날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다. 참고로 무소속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자들에게 ‘평소 무소속 후보를 찍겠다고 하다가도 막상 투표할 때는 정당 후보를 찍는 경향이 있는데 OO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하고 질문을 던졌더니 72.8%가 ‘평소 소신대로 무소속 후보를 찍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21.1%는 ‘아마 생각이 바뀌어 정당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태도를 바꾸었다. 결국 무소속 후보 지지자들 중 7할 정도는 ‘그대로 찍겠다’는 얘기다. 4·3총선이 사상 최대의 후보 난립이 예상되는 이유는 이같은 민심이 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나리오 2一多野 구도

◎ ‘2與+1野+군소정당 구도’로 선거를 치를 경우

- 환상적인 민주당 판세 예상

“4·13총선에서 기존 정당 외에 김용환·허화평의 한국신당, 홍사덕·장기표의 개혁신당, 권영길의 민주노동당 등에서 후보들이 출마한다면 어느 당 후보를 찍겠는가”에 대해서는 ▷민주당 후보 19.9%, 자민련 후보 2.9%, 한나라당 후보 17.8%, 한국신당 1.2%, 개혁신당 7.6%, 민주노동당 3.3%, 무응답 47.3%다. 여전히 무응답층이 절반 가량 된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각각 19.9%, 17.8%로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전이다. 지난달 조사 때까지만 해도 한나라당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왔던 개혁신당은 1월13일 현재까지 창당선언 등의 구체적인 행동이 뒤따르지 않은 탓인지 지지율의 열기가 진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혁신당과 민주노동당의 지지율이 공동여당의 한 축인 자민련의 지지율보다 높다는 점은 이번 선거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다. 현재의 지지율로만 보자면 자민련의 경우 당선가능한 의원이 충청권으로 극히 제한될 뿐 아니라 그나마 원내교섭단체 구성(20석)
이 가능할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다.

군소정당이 출현할 경우의 특징은 2여1야가 골고루 표를 잠식당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민주노동당에, 자민련은 한국신당에, 한나라당은 개혁신당에 일정표를 할애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거의 전 연령층에서 비등한 세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20·30대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40·50대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우세했던 일반방정식이 일거에 흔들리게 된 것이다.

▷20대에서는 민주당 후보 19.4%, 자민련 후보 1.4%, 한나라당 후보 18.0%, 개혁신당 후보 7.9%, 한국신당 후보 2.1%, 민주노동당 후보 5.9%, 무응답 45.3%다.

▷30대에서는 민주당 후보 21.5%,자민련 후보 1.5%, 한나라당 후보 16.1%, 개혁신당 후보 10.3%, 한국신당 후보 0.6%, 민주노동당 후보 4.3%, 무응답 45.7%다.

▷40대에서는 민주당 후보 19.3%, 자민련 후보 5.5%, 한나라당 후보 17.9%, 개혁신당 후보 7.0%, 한국신당 후보 1.2%, 민주노동당 후보 2.6%, 무응답 46.5%다.

▷50세 이상 층에서는 민주당 후보 19.2%, 자민련 후보 3.4%, 한나라당 후보 18.9%, 개혁신당 후보 5.5%, 한국신당 후보 1.1%, 민주노동당 후보 1.0%, 무응답 50.9%다. 어느 연령층을 봐도 특정 정당의 후보가 더 안정적이라고 말하기 힘들게 되었다.

- 영남·충북 외의 지역 민주당 우위

다만, 지역별로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다. 서울·수도권 및 강원도에서 민주당 후보가 상대적으로 어부지리를 볼 것으로 판단된다.

▷서울에서는 민주당 후보 21.8%, 자민련 후보 0.9%, 한나라당 후보 17.3%, 개혁신당 후보 11.7%, 한국신당 후보 1.2%, 민주노동당 후보 4.2%, 무응답 42.9%다.

▷경기는 민주당 후보 21.8%, 자민련 후보 4.9%, 한나라당 후보 16.9%, 개혁신당 후보 7.1%, 한국신당 후보 0.5%, 민주노동당 후보 3.2%, 무응답 45.6%다.

▷강원은 민주당 후보 21.1%, 자민련 후보 4.4%, 한나라당 후보 12.5%, 개혁신당 후보 1.7%, 한국신당 후보 2.3%, 민주노동당 후보 1.7%, 무응답 56.3%다. 민주당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4∼5% 포인트가량 앞서는 대결판이 벌어지게 된다.

그 원인은 바로 개혁신당에 있다. 개혁신당이 뜰 경우 한나라당 후보 지지자들의 세력 이반이 생겨 민주당 후보들이 반사이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결국 민주당으로서는 개혁신당이 떠야 좋고, 한나라당으로서는 개혁신당이 뜨지 않기를 고대하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한나라당이 비례대표 선출 방식에서 ‘1인 2투표제’를 끝까지 반대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충북과 충남은 판세가 절묘하게 엇갈린다. 충북은 한나라당이 민주당에 간발의 차로 우세하고, 충남은 민주당의 세가 자민련에 약간 앞선 가운데 팽팽히 맞선다.

▷충북은 민주당 후보 12.7%, 자민련 후보 7.6%, 한나라당 후보 16.0%, 개혁신당 후보 5.2%, 한국신당 후보 7.2%, 민주노동당 후보 3.4%, 무응답 47.9%다.

▷충남은 민주당 후보 10.0%, 자민련 후보 12.7%, 한나라당 후보 5.8%, 개혁신당 후보 6.1%, 한국신당 후보 0.6%, 민주노동당 후보 1.0%, 무응답 63.8%다.

▷호남은 민주당 후보가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예상되는 곳으로 민주당 후보 46.3%, 자민련 후보 1.2%, 한나라당 후보 1.2%, 개혁신당 후보 6.3%, 한국신당 후보 1.5%, 민주노동당 후보 1.7%, 무응답 41.8%다.

이와는 반대로 영남은 한나라당 후보들의 텃밭이 될 전망이다.

▷경북은 민주당 후보 6.0%, 자민련 후보 0.8%, 한나라당 후보 33.3%, 개혁신당 후보 6.3%, 한국신당 후보 1.9%, 민주노동당 후보 1.5%, 무응답 50.2%다.

▷경남은 민주당 후보 11.1%, 자민련 후보 1.3%, 한나라당 후보 26.7%, 개혁신당 후보 6.8%, 한국신당 후보 0.6%, 민주노동당 후보 5.1%, 무응답 48.4%다.

결국 군소정당의 출현으로 다야(多野)
구도가 되면 여당인 민주당은 아성인 호남은 물론 이번 선거 최대의 승부처인 서울·수도권·강원도에서 힘을 얻게 되고, 충남에서도 싸워 볼 만한 환상적인 판세가 전개된다. 민주당으로서는 그야말로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의 이이제이(以夷制夷)
를 기대해 볼만해진다.

종합해서 보면 4·13총선은 유권자들의 극도의 무관심 속에 치러질 것이 예견되고(낮은 투표율/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응집력은 유지)
, 제1야당이 야당바람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공동여당이라고는 하나 실질적인 집권당인 민주당이 다야구도 속에 상당한 실리를 챙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시 말해 선거판의 여건이 민주당쪽으로 점점 유리하게 짜여 간다는 판단이다. 야당의 승패는 야권의 단일화와 바람 일으키기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의 이인제(李仁濟)
선대본부장에게 대적할 어떤 인물을 찾아낼지도 궁금한 부분이다.

김 행 전문위원 <kha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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