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폭로·정치공방…총선 과열조짐

중앙일보

입력

정부의 저소득층 지원대책과 병무비리수사를 둘러싼 여야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10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막내아들의 미국 호화주택 거주의혹을 새롭게 제기하는 등 여야간 정치공방이 심화되면서 총선이 조기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이신범(李信範)
의원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 5분발언에서 제기한 김 대통령 막내아들 홍걸(弘傑)
씨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호화주택이 김 대통령의 일산 자택을 50만달러에 구입한 교포 조모씨의 소유라며, 당내에 `대통령일가 관련 부정비리의혹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키로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박준영(朴晙瑩)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의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으로 홍걸씨가 거주하고 있는 주택은 방이 3개인 시가 20만달러짜리 주택이며 한나라당이 실 소유자라고 주장한 교포 조모씨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현재 이 주택은 홍걸씨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구입한 뒤 이를 월 1천500달러씩 갚아나가며 살고 있기 때문에 소유주는 홍걸씨지만 우리 개념으로 보면 월세에 해당한다'고 설명하고 '무책임한 흑색폭로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또 오는 27일로 예정된 김 대통령의 `국민과의 TV대화'가 총선을 앞둔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된다고 주장, 선거법 저촉 여부를 묻는 질의서를 중앙선관위에 제출했으며 병무비리 수사와 저소득층 지원정책에 대해서도 '총선승리에 집착하고 있는데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박 대변인은 '하루하루 생계가 어려운 빈민층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정부로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하고 '병역비리는 국방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언제든 문제가 되면 발본색원해 공평한 국방의 의무를 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정서'라면서 '선거이기 때문에 하지 말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논리'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정동영(鄭東泳)
대변인도 고위당직자회의가 끝난뒤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정상적 국정수행과 국민의 정부의 올바른 정책방향에 대해 트집잡기식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옳은 자세가 아니며, 병무비리 수사는 `야당죽이기'가 아니라 `병무비리죽이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 김현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