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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터넷 졸부 증후군 유행

중앙일보

입력

미국 첨단산업의 요람인 실리콘밸리에는 최근 인터넷으로 떼돈을 번 졸부들이 급속히 늘면서 인터넷 신드롬이라는 신종 정신병이 유행하고 있다.

8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에는 하루 아침에 돈방석에 올라앉아 백만장자 대열에 합류한 졸부들이 하루평균 64명꼴로 생겨나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수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손쉽게 번 돈으로 300만달러짜리 호화주택과 BMW와 같은 고급 승용차를 구입, 한동안 황홀감에 빠지는 듯하다가 나중에는 자기상실과 불안감, 죄의식, 신체기능장애 등의 고통을 느끼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탄생하는 새로운 백만장자 정신병자들도 늘어나자 이런 환자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병원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수년전 인터넷 경제가 처음으로 번성할 당시 돈벼락이 몰고온 비참한 정신적 황폐현상을 처음 발견해 본격적인 상담과 치료에 뛰어든 정신과의사는 조앤 드퓨리아와 스테판 골드바트. 디퓨리아는 "돈과 관련된 정신병을 상담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어나고 나중에는 환자들의 연령이 갈수록 젊어지는 현상을 확인했다"면서 "이들은 시간이 갈수록 자신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방황하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디퓨리아와 골드바트 박사는 인터넷 신드롬을 치료하기 위한 3단계 과정을 제시했다. 처음에는 환자들이 갑자기 쏟아진 돈으로 인해 생기는 충격과 흥분, 혼란 등을 감수하고 두번째는 자신에게 닥친 변화에 대한 통제감각을 회복하려고 시도하고 3번째는 새로운 목표와 우선순위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

한편 찰스 스왑과 메릴린치와 같은 미국 거대 증권사들은 떼돈을 번 고객들에게 부를 관리하는 방법을 제시하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심리적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d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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