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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선택제’시행 2년 … 서울지역 176개 일반고 경쟁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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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올해 서울 시내 고1 학생들이 입학과정에서 선택한 학교는 입시 성적이 뛰어나면서도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하는 곳이었다. 올해로 두 번째 실시된 고교 선택제를 분석한 결과다.

 서울시교육청이 23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선동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11학년도 서울시 후기 일반계고 경쟁률’ 자료에 따르면 1단계 지원에서 건국대부속고(건대부고)가 19.9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2위는 서울사대부속고(19.2대 1), 3위는 지난해 1위였던 신도림고(19대 1)가 차지했다. 1단계는 서울지역 전체 고교 176곳 가운데 두 곳을 거주지와 상관없이 선택하는 방식이어서 학교별 선호도가 뚜렷이 드러난다. 이 학교들은 동일 학군(1개 학군은 2~3개 자치구를 묶은 것) 내에서만 지원 가능한 2단계 지원에서도 10대 1 안팎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5위(13.9대 1)에서 1위로 올라 선 건대부고는 학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지향했다. 이군천 교장은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까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학생들의 선호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어중점학교인 건대부고는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수업 프로그램으로 상위권 학생들을 사로잡았다. 하위권 학생들에겐 체육과 예술 활동 등으로 학교 적응력을 키울 수 있도록 눈높이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전통명문’인 서울사대부고는 한 학기 동안 방과후 학교에서 100개가 넘는 강좌를 개설하는 등 다양화에 초점을 맞췄다. 영어와 수학은 성적에 따라 4개 수준으로 나눠 수업을 실시했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서울대와 고려대생 30여 명이 참여하는 대학생 멘토링제를 통해 운영했다. 또 본관 건물 리모델링과 인조 잔디구장 건립, 영어·수학 교과 전용 교실 신축 등 시설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에 이어 높은 경쟁률을 보인 신도림고 역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생 유치에 성공했다. 오세창 교장은 “학생들의 성적 수준에 맞는 방과후 수업과 일대일 진로지도로 맞춤형 교육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서울사대부고도 학생이 원하는 교육에 충실했다.

 1단계에서 10대 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보인 곳은 세 학교를 포함해 서울고, 한영고, 서라벌고, 경기고, 강서고, 숭실고, 대진여고, 숭의여고, 수도여고, 마포고, 구일고, 진명여고, 숙명여고, 태릉고, 성남고 등 18곳이었다. 제일 낮은 곳은 영등포고·노원고(미달)로 1위와 20배 이상 차이가 났다.


 경쟁률이 5대 1 이상인 ‘인기’ 학교는 총 66곳으로 노원구(7곳)에 가장 많이 몰려 있었다. 다음으로 강남·강서·송파구에 6곳, 서초·양천·은평구에 4곳이 있었다. 반면 서대문구·용산구·종로구·중구 등 4개 구에는 한 곳도 없었다. 2대 1 이하인 학교는 36곳으로 이 가운데 용산구(4곳)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학교 선호도가 부쩍 높아진 은평구 내 8개 학교의 경쟁률은 모두 상승했다. 특히 도봉구 자운고, 구로구 구일고 등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경쟁률이 배가 됐다.

 학교 간 선호 현상은 강남 3개 구(강남·서초·송파)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경기고·숙명여고·중산고 등의 지원 경쟁률이 높았던 반면 청담고는 2단계 지원에서 미달(0.7대 1) 현상을 보였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고교 선택제가 시행되면서 학교가 학생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교선택제의 기본 틀은 올해 중3학생들까지는 유지된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지난해 취임하면서 고교선택제를 보완할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윤석만·김민상 기자

서학생·학부모 선택 돕기 위해 서울 일반고 경쟁률 싣습니다

울시교육청은 그동안 일반고의 지원 경쟁률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경쟁률이 공개되면 학교 간 서열화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본지는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을 돕기 위해 176개 일반고의 지원 경쟁률을 공개합니다. 정확한 학교 실상이 공개되면 학교들이 더욱 분발해 교육과정과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 등 변화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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