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통섭(統攝)과 통섭(通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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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통섭(統攝)’. 미국의 사회생물학 창시자 에드워드 윌슨이 쓴 『Consilience-The Unity of Knowledge』를 이화여대 최재천 석좌교수가 『통섭(統攝)-지식의 대통합』이라고 번역하면서 이 말이 알려지게 됐다.

 이 統攝은 ‘큰 줄기’라는 뜻의 統과 ‘잡다’ ‘쥐다’라는 뜻의 攝을 합쳐 만든 말로서 ‘큰 줄기를 잡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사전은 ‘전체를 도맡아 다스린다’고 정의한다. 따라서 다양한 영역과 분야를 단순히 넘나들거나 널리 통하는 것(通涉)하곤 개념이 다르다.

  “이 저술 의 묘미는 여러 학문 영역을 넘나드는 통섭과 집요한 분석의 힘에서 우러나오는 듯하다.” ‘ 21세기형 인재는 경계를 넘나드는 통섭형 인재’. 統攝은 여러 분야를 넘나들어 뭔가 새로운, 융합된 무엇을 만들어 내는 것이므로 예문의 ‘통섭’은 統攝이 되기에는 모자란다. 通涉이 될 것이다.

 統攝은 “IT가 득세한 뒤에는 융·복합 기술이 답이며 애플의 혁신 제품들은 통섭형 연구개발의 전범이다”처럼 쓰인다.

 구별하자면 ‘통섭(統攝)’은 ‘통섭(通涉)’ 이후에 오는 것이다. 우리말로 하면 通涉은 넘나드는 것이고, 統攝은 아우르는 것이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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