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신세기 '우지원 딜레마'

중앙일보

입력

이제 프로농구 꼴찌팀 신세기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대우 시절을 포함해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신세기는 우지원과 함께 추락하고 있다. 신세기 유재학 감독은 우지원에게 불만이 많다.

"팀이 부진한 것은 우지원 때문이고 지나치게 기대를 건 나의 책임" 이라고 말한다. 유감독은 "우지원의 플레이는 농구가 아니다" 고 혹평한다.

"드리블 능력도 없으면서 볼을 질질 끌고다니는데다 득점 욕심이 많아 팀플레이를 하지 않는 선수가 어떻게 팀의 간판이냐" 는 얘기다.

그러면서도 유감독은 우지원에 대한 기대를 접지 못한다. 올시즌 31경기에 모두 출전시켰고 경기당 기용시간도 34분이나 된다. 우지원을 계속 팀플레이의 주축으로 삼고 있다.

우지원이 살아야 신세기도 산다는 것이 유감독의 소신이다. 올시즌 유감독이 시도한 모든 변화 역시 우지원을 살리는데 집중돼 왔다.

한달동안 우지원을 선발멤버에서 제외한 것은 체력을 아꼈다가 승부처에서 힘을 몰아쓰게 하려는 의도였다.

우지원이 개인플레이를 일삼자 "기용시간이 짧은데 대한 불만" 이라며 풀타임 기용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만약 우지원이 삼성 선수였다면 경기당 20분도 뛰기 어려웠을 것이다. 김동광 감독은 팀의 간판인 문경은이 조금이라도 부진하면 주저없이 벤치로 불러들인다.

유감독이 우지원에게 연연하는 이유는 아이로니컬하지만 경복고.연세대 후배이자 제자인 우지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의 자존심을 지켜주려는 배려가 역효과를 낳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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