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10년 뚝심’ 반도체 마침내 흑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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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67·사진) 동부그룹 회장의 반도체 집념이 마침내 빛을 발했다. 동부하이텍이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별 흑자를 달성한 것이다. 동부하이텍은 올 1분기 매출액 1473억원에 영업이익 67억원을 기록했다.

  시작은 1983년이었다. 미국 몬샌토와 합작해 국내 최초의 실리콘 웨이퍼 생산업체 코실(현 LG실트론)을 설립했다. 그러나 동부는 2007년 이 회사를 매각했다. 동부제철의 신규 제철소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97년엔 동부전자를 설립해 메모리 반도체 사업 진출을 시도했지만 외환위기로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김 회장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사업을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로 전환하고 2001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한 것. 하지만 사업 초기 2조4000억원에 달했던 차입금은 늘 발목을 잡았다. 2008년 말 터진 금융위기는 그룹의 재무 건전성까지 위협할 정도였다. 그러나 김 회장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면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겠다”며 임직원을 독려했다. 그는 사재 3500억원을 출연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마침내 반전을 만들어 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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