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천안함 침몰 사용 추정 北 잠수함, 이탈리아 기술 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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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사건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연어급 잠수함이 이탈리아 소형 잠수함 건조 기술을 이용해 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한 대북소식통은 “최근 북한은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는 이란 중부 나탄즈 등 12개 지역에 200여 명의 기술자를 파견해 핵·미사일 개발 등 군사기술을 지원하고 있다”며 “출입국 기록이나 이동 경로를 숨기기 위해 다른 사람 명의의 여권을 소지한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천안함 침몰 사건에 북한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연어급 잠수함은 이란과의 군사 교류 과정에서 이탈리아의 소형 잠수함 건조 기술을 이용해 건조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이란은 오래 전부터 군사교류를 해왔다. 북한은 핵실험으로 유엔 제재를 받으면서 무기수출이 어려워지자 대신 군사기술로 외화 벌이에 나서면서 이란과 손을 잡았다. 이란은 원래 미국산 무기를 사용했지만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 미국에서 무기 수입이 불가능해졌다. 이란은 과거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이라크로부터 스커드 미사일 공격을 받자 이에 맞서기 위해 북한과 미사일 거래를 시작했다.

북한은 80년대 초반 이집트에서 구 소련제 단거리탄도 미사일 '스커드B'와 자주식 발사기를 수입해 개조했다. 이란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샤하브1'과 중거리 탄도미사일 '샤하브3'는 북한의 스커드B 개량형과 노동미사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북한의 기술을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마이니치신문은 "북한의 군수품 수출은 유엔 제재로 인해 급감하고 있지만 추적이 어려운 군사 제품 설계도나 기술자 교류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과 이란은 유엔의 제재 조치를 위반하면서 탄도미사일 기술을 정기적으로 교환해왔다고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유엔기밀보고서에 따르면 이 불법적인 기술 교환은 인접한 ‘제3국’을 통해 이뤄졌으며 익명을 요구한 다수의 외교관들은 ‘제3국’이 중국을 뜻한다고 전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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