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카다피 체포영장 곧 청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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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16일 무아마르 카다피(Muammar Qaddafi·사진) 리비아 최고지도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ICC 검찰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2월부터 벌어진 리비아 내전 과정에서 수천 명의 민간인을 살상한 데 대해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용의자 3명에게 체포영장을 16일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스페인 라디오 방송 카데나 세르는 이날 ICC 재판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체포 대상자는 카다피와 그의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 리비아 정보국 수장인 압둘라 알세누시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비아 사태를 조사하는 모레노 오캄포 ICC 수석검사는 최근 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카다피를 체포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실시한) 1차 조사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민간인 학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3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CC 검찰은 16일 네덜란드 헤이그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벌인 수사 결과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검찰이 체포영장을 청구하면 ICC 재판부는 10일 이내에 발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체포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체포영장이 발부돼 ICC 검찰이 용의자 신병 확보에 나서더라도 카다피의 소재 파악조차 되지 않는 현재 상황에서 체포에 성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ICC는 자체 경찰 병력이 없어 회원국 경찰을 통해 용의자를 체포해야 하는데 리비아는 ICC 회원국이 아니어서 용의자를 ICC에 넘길 의무도 없다.

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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