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 파동으로 프로야구 행정 완전 마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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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천년 벽두에 터져 나온 프로야구 선수협의회 파동으로 프로야구의 모든 행정이 마비상태에 빠졌다.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쌍방울의 퇴출과 SK의 창단에 온 행정력을 기울였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새벽 선수협의회가 출범한 이후 사태 해결에만 매달려 야구단 인수 인계 작업에서 완전히 손을 놓은 상태다.

KBO가 올시즌을 앞두고 추진했던 페넌트레이스 타이틀 스폰서 계약과 TV 중계권협상, 경기 일정과 대회 요강 정비도 모두 중단됐다.

올시즌이 열리지 않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선뜻 수십억대의 계약을 맺을 수 없고 협상을 벌이더라도 제 값을 받을 수도 없는 실정이다.

반면 KBO 직원들은 일상적인 업무에서 모두 손을 놓았지만 업무량은 배로 늘어났다. 선수들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정보 수집과 대책 마련으로 동분서주 정신없는 경향이고 하루가 멀다하고 열리는 이사회의 자료 준비를 위해 매일 밤을 새다시피하고 있다.

더욱이 박용오 총재는 22일 미국으로 건너가 버드 셀리그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와 한-미 프로야구 협정서를 개정하고 두산그룹과 관련된 업무도 볼 예정이었지만 해외출장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같은 상황은 8개 구단의 프런트 역시 마찬가지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야구장 새 단장과 팬북 및 미디어가이드 발간, 팬서비스 계획, 해외전지훈련 준비 등의 업무를 전폐하고 선수협에 가입한 선수들만 쫓아다니고있다.

'선수협 파동'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던 2000년 프로야구는 막대한 출혈을 감수해야만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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