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기념물 철거' 대체 北 원산에 무슨 큰일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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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0여 개 별장 가운데 1개가 있는 원산. 해안 경치가 절경이다.
이곳이 바뀌고 있다. 개발 바람이 거세다. 북한이 금강산관광특구를 지정한 이래 최근 몇 년 사이 확 달라졌다. 심지어 그 누구도 손대지 못하는 김일성 전 주석의 기념물 조차 철거됐다. 위성사진으로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

대표적인 변화는 김일성 전 주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원산혁명사적관<사진1>과 인근의 기념물이 2009년 10월 찍은 위성사진에는 모두 사라졌다. 공터로 변했다. 개발을 위해 정지작업을 한 것이다.

미국의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커티스 멜빈은 "북한에서 큰 의미를 지니는 김일성 주석 기념물이 없어진 것은 사건"이라며 "앞으로 어떤 건축물이 들어설 지 흥미롭다"고 말했다.

사라진 건물들이 있는 반면 새로 지어진 건축물도 여럿 있다. 동부 해안가의 산 속에 자리하는 군사 특수부대<사진2>가 새롭게 정비됐다. 동쪽 해안가에 7개의 소부대 시설도 설치됐다.

원산시내 상류층 주택 단지<사진3>도 달라졌다. 2002년 11월 주택 단지 정중앙에 있던 커다란 호수가 사라지고 대신 이 자리에 큰 저택이 들어섰다.

이외에 송도원종합식료공장이 2010년 4월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원료가공과 제품포장 등 20여 개 공정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11일에는 원산열사릉도 준공됐다. 조선중앙통신이 이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또 송도원 유원지에 위치한 원산객차공장은 현재 개조작업이 진행중이다.

서민들의 장마당도 확 변했다. 2003년 원산시내의 장마당은 1곳 뿐이었다. 하지만 2009년에는 서쪽에 새로운 장마당이 생겼다. 장마당 중앙에 동서로 쭉 뻗은 도로를 중심으로 빈 공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건물들이 꽉 들어차 있다.
이처럼 원산시가 재개발되고 있는 것은 김정은 우상화의 일환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교관 출신 탈북자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고영환 실장은 "원산시가 재개발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김정은 3대 세습과 관련해 김정은이 원산초대소에서 출생했다거나 김정은의 생모 고용희가 청진이 아닌 원산으로 이주해 살았다는 소문이 떠도는 것으로 볼 때 북한이 원산시 재개발에 매달리는 것은 김정은 우상화의 일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편으론 북한이 금강산 국제관광특구를 지정한 이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사전 건설 작업으로 원산시를 재개발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온라인 편집국

<사진=구글어스, 자유아시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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