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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이기는 고3의 입시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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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에서 재수생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갈수록 두터워지고 있는 재수생 벽을 고3 수험생이 돌파할 수 있는 무기는 없을까. 재수생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고3 수험생의 입시 전략을 찾아봤다.

수시에서도 재수생 강세, 재학생은 자기평가에 인색해야

 실패를 맛본 재수생과 달리, 재학생은 막연한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 점이 입시를 보는 눈을 가리곤 한다. 재학생은 처해있는 입시상황부터 먼저 살피는 것이 입시전략을 세우는 첫걸음이다. 상위권 재학생일수록 재수생과의 한 판 승부를 염두에 둬야 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10학년도 수능시험 등급별 학생 비율을 보면, 모든 영역의 1~2등급에서 재수생이 재학생의 1.5~2.5배를 차지한다. 재수생합격률은 경희대 41.9%, 고려대 47.4%, 서울대 32.2%, 성균관대 61.3%, 연세대 43.3%, 중앙대 54.0%, 한양대 53.6%에 이른다. 수능 응시자 중 재수생이 22%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위권 대학은 재수생 합격률이 높은 편이다.

 ‘수시=재학생’ ‘정시=재수생’이란 지원 등식도 무너지고 있다. 이투스청솔교육평가연구소 이종서 소장은 “수시에서도 재수생 지원이 허용되면서 재수생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논술고사가 강화되고 우선선발이 확대되면서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재학생이 유리할 거라 기대하는 수시 입학사정관전형에서도 재수생이 재학생과 같은 조건이거나 더 유리한 전형까지 있다. 특정 재능을 평가하는 한양대 입학사정관전형이 한 예다. 한양대 재능우수자전형은 2009년 3월 이후 실적만 인정해 재수생은 고1 실적이 반영되지 않는다. 반면 미래인재전형은 서류·면접비중이 높아 재수생에게도 문이 열려있다. 스카이에듀 입시전략연구소 남영식 소장은 “준비기간이 여유롭고 경험까지 있다면 입학사정관전형이라도 재수생이 유리한 경우가 있다”고 분석했다.

 수능모의고사에 대한 재학생의 생각도 잘못된 것이 많다. 3·4월 모의고사는 재수생 대상이 아니다. 6·9월모의고사도 재수생 일부가 빠져 있다. 그런데 재학생들은 이를 간과하고 모의고사 성적을 수능 예상성적으로 믿으려는 기대심리가 크다. 티치미 김찬휘 대표는 “수능에서 등급이 떨어지고 나서야 재수생의 존재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에 대한 평가에 인색해야 한다. 모의고사 성적의 반만 믿을 것”을 당부했다.

수업과 기출문제 연계 공부, 휴일 효율적 활용 고민해야

 김 대표는 재학생이 재수생을 이기는 전략으로 “학교수업에 충실할 것”을 꼽았다. 내신준비와 학교 행사에 치여 수능 공부에 대한 집중력과 연속성이 부족한 재학생에게 수업은 내신과 수능을 동시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수업에서 배운 개념을 기출문제와 연관 지어 정리하는 공부”를 제안했다.
 
 남 소장은 “영역별 선택과목을 고려해 수업 단원별학습목표를 챙길 것”을 당부했다. 수능이 쉽게 출제될 경우 변별력을 높인 고난도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 소장은 수능공부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주말과 휴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라”고 제시했다.

 수업 집중은 재학생이 경쟁력을 키우는 전제조건이다. 수시는 3학년 1학기 내신성적을 최대 50%까지 반영한다. 남은 1학기 기말고사가 중요한 이유다. 이 소장은“재수생은 대부분 내신성적이 낮아, 수능성적에 따라 지원전략이 좌우된다”며 “재학생은 내신중심전형을 노리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수시전형은 논술·내신·적성검사·어학특기·수학과학 특기 중심 전형으로 나뉜다. 이 중 자신에게 맞는 1~2개만 선별한다. 최적화된 전형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남 소장은 “서울대 특기자전형, 고려대 과학영재전형 등은 재수생까지 포함한다”며 재학생은 지원자격요건을 따져볼 것”을 요구했다. “대학별·전형별·학과별로 달라지는 수능최저등급 기준을 주의 깊게 살펴볼 것”도 당부했다.

 자연계열 재학생이라면 수리 ‘가’형을 ‘나’형으로 바꿀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티치미 정재희 입시정보실장은 “6월 모의고사 후에도 ’가’형 성적이 5등급 이하라면 전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6~9등급 수험생과 상위권 재수생의 전향에 따라 2~3개 등급이 좌우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사진설명] 재수생을 상대로 재학생이 경쟁력을 기르려면 학교수업과 수능공부를 연계하는 학습으로 효율성을 꾀해야 한다. 고3 수험생들이 수능모의평가를 치르고 있다.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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