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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수감자들, 동물 배설물에서 옥수수 주워 먹을 정도로 식량난 '심각'

중앙일보

입력

국제인권단체가 북한 수용소의 일부 수감자들이 동물의 배설물에서 옥수수 알갱이 등을 주워 먹을 정도로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용소 인근에서 노역할 때 발견한 소ㆍ돼지 등의 가축 배설물을 찾는다는 것이다.

국제 인권단체 엠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가 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함경남ㆍ북도와 평안남도에 위치한 수용소 중 4곳의 최신 위성사진을 2001년 당시 사진과 비교ㆍ분석한 결과 10년 동안 새 건물이 속속 들어섰다. 수용 인원은 매년 증가해 약 20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수용소에 할당된 식량은 점점 줄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수감자들이 아사를 피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00~2003년 요덕수용소에 수감됐던 A씨는 “50㎡ 크기의 방 안에 30~40명의 수감자가 생활했고 오전 4시부터 오후 8시까지 노역을 했다”며 “한 끼에 200g 정도의 옥수수죽만 배급받았다”고 말했다. 엠네스티는 1999~2001년 당시 수감자의 40%가 영양실조로 숨졌는데 지금은 상황이 더 악화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엠네스티 아시아태평양지부의 샘 자리피 지부장은 “김정은의 부상과 정치적 불안정성의 심화로 (범죄자들을 대거 잡아들여) 정치범 수용소의 규모가 증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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