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비율 63.6%…주차장은 지하로, 층수 높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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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단지 내 녹지(綠地) 비율이 60%가 넘는 아파트가 소비자를 찾아간다. 포스코건설은 다음달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 5-4블록에서 분양하는 더샾 2차 아파트(1226가구)단지의 녹지를 63.6%나 조성한다고 밝혔다. 단지 부지 2만770평 가운데 1만3000여 평이 공원이라는 뜻이다.

요즘 들어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때 특히 녹지를 많이 확보하는 추세이기는 하나 대부분 30~45%다. 최근 인천시 삼산동에서 분양된 엠코아파트가 녹지율이 높았다고 평가받았지만 44%였다. 저밀도 친환경 개발을 내세운 판교 신도시가 36.2%이며 동탄 신도시도 평균 24.2%에 불과하다. 개별 단지로 쳐도 녹지율이 50%를 웃도는 아파트가 거의 없다. 동탄3차의 서해그랑블이 55%로 꾸몄을 정도다. 포스코건설은 녹지가 많은 이 단지를 '그린테라피(Green Therapy)'아파트로 내세웠다. 넉넉한 녹지가 내는 에너지를 건강에 활용한다는 뜻이다.

어떻게 이런 설계가 가능했을까. 일반적으로는 지상에 주차장을 모두 지하로 끌어내리면 녹지공간이 40% 정도는 확보된다. 그러나 건설비가 많이 들어 분양가가 오르므로 업체들이 잘 적용하지 않는다. 포스코는 건축비 상승을 감수하고 지상 주차장을 모두 없앴다.

녹지 공간이 많아진 결정적인 원인은 건폐율(대지면적에 대한 건축 바닥면적 비율)을 최소화하고 건물 층수를 높인 것. 동탄신도시 내 다른 아파트가 건폐율 15~19%에 20~25층 정도이나 이 아파트는 건폐율 10.7%에 33층으로 높였다. 건물은 높이고 땅은 넓게 쓰는 설계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건물 형태도 일자(一字)형에 타워형을 결합해 공간효율성을 높이고 진입로와 보행로를 효율적으로 배치해 공원을 많이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단점은 역시 분양가 부담이다. 지난달 나온 3차분보다 평당 10만~20만원 비쌀 것 같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녹지공간을 많이 확보한 단지일수록 나중에 자산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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