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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세대 50명, 정치범 출신 탈북자 만난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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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자 정광일(오른쪽), 김혜숙씨와 P세대 대학생들과의 간담회가 28일 서울 중앙대에서 열렸다. 간담회를 마친 뒤 정광일·김혜숙씨가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상선 기자]


▶중앙대 학생 1=“북한 정치범 수용소 안에서 벌어지는 가혹행위의 실태는 어떤가요.”

 ▶탈북자 정광일=“수용소 내에선 40여 명이 한 무리로 생활합니다. 어느 날 이 중 한 명이 옥수수를 훔쳐 먹는 사건이 발생하자 보위부원들이 40명을 이틀간 모두 굶겼습니다. 화가 난 수감자들이 옥수수를 훔친 사람을 때려죽인 뒤 내다 버리는 것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탈북자 김혜숙(가명)=“안전원이나 보위부원이 뒷짐을 지게 하고, 아가리(입)를 벌리라고 한 뒤 가래침을 입안에 뱉습니다. 그 자리에서 꿀꺽 삼키면 매를 맞지 않지만 못 넘기면 하루 종일 맞아야 했지요.”

 ▶중앙대 학생 2=“북한의 인권 신장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뭔가요.”

 ▶탈북자 정광일=“대한민국 민주화 과정에 대학생들이 나서지 않았나요? 트위터 같은 도구를 이용하면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의 탈북자들과 P세대 대학생들이 만났다.

 한반도통일포럼(회장 제성호)과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가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28일 오후 5시 중앙대 법학관에서 개최한 간담회 자리에서였다. 간담회에는 대학생 50여 명이 참석해 탈북자들이 전하는 김정일 정권의 인권 탄압 실태를 직접 들었다.

 13세 때 가족과 함께 평안남도 북창군 ‘북창 18호 관리소’에 끌려가 28년을 보낸 뒤 탈북한 김혜숙(49·여)씨. 김씨는 “우리 가족이 수용소에 보내진 건 할아버지가 국군이었다는 한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고 했다. 출산 직후 먹을 게 없어 강냉이가루와 산나물로 연명했던 일 등 수용소의 참상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그는 “2003년 죽은 딸(당시 13세)이 살아 있으면 여러분과 비슷한 나이일 것”이라며 흐느꼈다.

 북한 회령에서 무역업을 하다 간첩으로 오인받아 1999~2002년 함경남도 요덕군 구읍리 ‘15호 요덕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돼 있었다는 정광일(48)씨는 “해외에서는 북한 인권에 관심이 많은데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학생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에 대학생 박시철(행정학과 4년)씨는 “북한의 실상이 궁금해 참석했는데 막상 듣고 보니 충격적이었다”며 “북한 인권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후 1시30분 국회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 의원실 앞. 북한인권탈북청년연합 한남수(31·서강대 3년) 대표 등 지도부 3명이 두툼한 봉투를 김 원내대표 보좌관에게 전달했다. 봉투 안에는 이 단체 회원들이 손으로 정성 들여 쓴 편지 한 장과 시민 2300명이 북한인권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며 서명한 연명부가 들어 있었다. 편지엔 “북녘 동포들은 인권이라는 개념조차 모르고 지금 이 순간에도 죽어가고 있다. 북녘 동포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쓰여 있었다. 이들은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실에도 같은 편지와 연명부를 전했다. 이를 포함해 동일한 내용의 편지가 조만간 국회의원 전원에게 발송된다. 이 단체 회원 17명이 지난달 말부터 자필로 쓴 것이다.

글=송지혜·김효은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P세대’의 특징

Pioneer(개척자) 새로운 길을 열어나간다

Patriotism(애국심) 애국심에 눈뜨다

Pleasant(유쾌) 현빈 세대, 군대도 즐겁게

Power n Peace(평화) 힘 있어야 평화 지켜

Pragmatism(실용) 진보·보수 이분법 거부

Personality(개성) SNS로 자기 생각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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