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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올해도 MVP는 가빈, 이의 있습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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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삼성화재 가빈이 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챔프전 4차전에서 승리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챔프전 4경기에서 192득점을 기록한 가빈은 MVP로 선정됐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신치용 감독

2010~2011 프로배구가 남자부 삼성화재와 여자부 현대건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삼성화재는 9일 열린 챔피언 결정 4차전에서 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에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4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삼성화재는 네 시즌 연속 우승과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삼성화재는 시즌 초반 석진욱 등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최하위까지 추락하며 정규리그를 3위로 마쳤다. 그랬던 삼성화재가 챔피언에 등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가빈화재’란 표현이 지나치지 않을 만큼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 가빈 슈미트(25·캐나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챔프전에서도 가빈은 4경기에서 192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48점으로 팀 공격의 70%를 혼자 책임졌다. 2년 연속 챔프전 MVP는 당연했다.

 그래서 ‘몰빵배구’를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삼성이 가빈 효과로 우승했으며, 토종 선수들이 들러리로 전락하는 재미없는 챔프전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화재의 우승은 팀 컬러가 가빈과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했다. 삼성화재는 조직력이 탄탄한 팀이다. 국민 리베로 여오현이 리시브를 책임진다. 전문 세터가 아닌 선수들의 토스도 안정적이다. 이렇다 보니 가빈이 편안하게 공격에만 치중할 수 있다. “나 혼자 우승을 만든 것이 아니다”는 가빈의 말은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잘 받쳐줬기 때문에 가빈의 공격력도 빛을 발했다”고 말했다. ‘지략가’로 불리는 신치용 감독은 “2라운드를 마친 뒤 선수들을 모아 놓고 ‘아직 할 수 있다. 나는 챔피언결정전을 꿈꾸고 있다’고 격려했다. 또 선수들에게 바로 다음날부터 새벽 6시에 운동장을 뛰라고 지시했다”고 팀을 꼴찌에서 우승으로 이끈 비결을 소개했다.

 가빈이 다음 시즌에도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을지는 미지수다. 가빈은 “감독과 선수들 모두가 만족스럽다”면서도 “지금은 거취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다. 집에 돌아가서 진지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제는 체력적인 면도 고려하겠다”고 말해 팀 내 자신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여자부에서는 현대건설이 9일 챔피언 결정 6차전에서 흥국생명을 3-1로 꺾고 4승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 흥국생명에서 현대건설로 이적한 황연주는 팀의 사상 첫 통합 우승을 이끌며 챔프전 MVP를 수상했다.

글=장주영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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