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급급하는 모습’은 어색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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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문제 덮기에만 급급하는 도쿄전력의 발표를 어찌 믿나’ ‘정부도 정보 숨기기에 급급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피해를 자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말 중 ‘급급하는’ ‘급급한다는’은 잘못된 표현이다. ‘급급한’ ‘급급하다는’으로 바루어야 한다. ‘급급하다’가 형용사이기 때문이다.

 형용사는 관형사형 어미로 ‘-는’을 취할 수 없다. 받침이 없거나 ‘ㄹ’받침인 형용사 어간 뒤엔 ‘-ㄴ’, 그 외 받침 있는 형용사 어간 뒤엔 ‘-은’이 붙는다. ‘급급하다’의 관형형은 ‘급급하는’이 아니라 ‘급급한’으로 써야 바르다. ‘-ㄴ(는)다고 하는’이 줄어든 ‘-ㄴ(는)다는’도 동사에 붙는 말이므로 ‘급급하다’의 어간 뒤에 올 수 없다. 형용사엔 ‘-다는’이 온다. ‘급급한다는’이 아니라 ‘급급하다는’으로 활용하는 게 맞다.

 형용사를 동사로 바꾼 뒤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급급하다’의 어간에 ‘-어(아)하다’를 붙이면 ‘급급해하다’는 동사가 된다. 여기에 각각 관형사형 어미 ‘-는’과 ‘-ㄴ(는)다는’을 붙여 ‘급급해하는’ ‘급급해한다는’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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