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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크리스 멀린, 벤치멤버로 제2인생 시작

중앙일보

입력

농구선수라면 누구나 다 자신이 주역이 되고 싶어할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감독이 신임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그런 선수말이다.

크리스 멀린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도 인디애나 페이서스에서 주역이 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렇지 않더라도 불평하지 않는다. 이번 시즌 들어 장래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를 그가 벤치 멤버로 출전할 지라도 말이다.

그는 자신이 지난 15년동안 보여주었던 것과는 달리 그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정말 초라한 말년'을 보내고 있는 듯 한 모습이다.

"그를 존경해야 합니다." 세인트 존스 대학 시절 멀린의 팀동료였던 마크 잭슨이 말했다. "그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선수입니다. 그는 여기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죠."

트레이닝 캠프 개소후 멀린은 자신이 이번 시즌 주전 스몰포워드 자리를 제일런 로즈에게 넘겨줘야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오프 시즌동안 대부분의 팀들이 '노령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인디애나 페이서스 역시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하기 위한 모종의 방법을 연구했으며 그 결과는 앤토니오 데이비스의 트레이드, 그리고 멀린의 벤치 멤버 전향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멀린은 래리 버드 감독의 방침에 따르기로 결정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의 일상 생활이 바뀐 것은 아니었다. 술마시는 것을 제외하곤 언제나 코트에 붙어살고 있다. 그의 능력 또한 변치 않고 있다. 어느팀에 가도 주전멤버로 뛰기엔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그러한 그의 꾸준함은 그에게 2번이나 올림픽 금메달을 딸 기회를 주었으며 4번이나 올스타 게임 출전 기회를 주었다.

"그는 경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지 아는 선수입니다. 그는 진정한 슈터이죠. 전 버드의 그러한 결단이 그를 힘들게 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출전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지요. 잭슨이 말했다.

멀린은 이번 시즌 아직 10경기도 뛰지 못했다. 또한 출전 시간도
겨우 11분 밖에 되지 않았다. 부상을 당했을 떄를 제외하면 멀린의 이러한 기록은 생애 최저 기록이다.

"언제든지 멀린이 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이, 언제든지 멀린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팀을 강하게 해줍니다." 오스틴 크로져가 말한다. 그는 이번 시즌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는데 결과적으로 멀린의 출전 시간도 줄어들게 되었다.

"그는 정말 보통 사람들이 허락하기 힘든 결정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지난 시즌 주전 멤버였죠. 그리고 이제 그는 많은 시간을 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한번 출전하면 팀은 더더욱 강해집니다." 데일 데이비스가 말했다.

멀린 (36) 은 자신의 제한된 출전 시간을 아주 잘 이용하고 있다. "전 언제나 준비되어 있습니다." 멀린이 크리스마스 경기에서 뉴욕 닉스를 맞아 팀이 101-90으로 승리하는데 도움을 준 이후 말했다.

"전 제 역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전 그저 피하고 부정적으로만 보려 하지 않습니다."

멀린은 지난 시즌 17,500 득점을 넘긴 NBA 역사상 50번째 선수로
등록되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엔 겨우 70점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저도 아주 좋은건 아닙니다. 하지만 팀이 승리하고 있을 땐 저도 기회를 기다려야 합니다. 3쿼터내내 앉아있다가 중요한 순간에 투입되는 것도 그리 나쁜 것은 아닙니다."

버드는 이러한 멀린에 대해 "진정한 프로"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 언제나 그의 열정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드림팀 시절 그와 한팀으로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죠. 그리고 우린 금메달을 획득했씁니다. 전 그이후 더이상 플레이할 수 없었지만 그는 그이후에도 꾸준히 활약해왔씁니다." 버드가 말했다.

버드는 토요일 닉스전에서 멀린이 막판에 잡아낸 리바운드야말로 팀 승리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그공은 샘 퍼킨스에게 가서 결국 자유투를 시도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죠. 크리스는 팀 승리를 위해 언제나 준비하고 있는 선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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