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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 뚫고 살아 돌아온 젖소 14마리, 어떻게 살았을까

중앙일보

입력

[요미우리신문 인터넷판]

동일본 대지진의 쓰나미로 폐허가 된 미야기현(宮城縣) 나토리시(名取)의 미야기 농업고교. 이 곳에 작은 경사가 생겼다. 쓰나미에 떠내려갔던 젖소 34마리 중 14마리가 살아 돌아온 것이다.

5일 요미우리신문 인터넷판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이 학교 실습조교 아쯔미 하야토(36)씨는 학생 10여 명과 외양간에서 젖소 관련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쓰나미 경보가 울렸고 그는 학생들과 학교 건물로 피신했다. 아쯔미씨는 “소들을 구해야 한다”며 외양간으로 뛰어 갔다. 하지만 젖소 34마리를 한꺼번에 피신시킬 수 없었다. 눈 앞에는 학교를 집어삼킬 듯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었다. 그는 급한대로 젖소의 목줄을 모두 풀어주며 “함께 갈 수 없으니 빨리 도망가라”고 소리쳤다. 아쯔미씨도 고지대로 피신했다.

쓰나미에 휩쓸린 젖소들은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몸부림쳤다. 그리고 며칠 뒤 기적같은 일이 생겼다. 위험을 감지해 고지대로 뛰어 죽음을 피한 젖소 6마리가 학교로 되돌아왔다. 또 몇마리는 5km 떨어진 가축 농장에서 보호를 받고 있었고, 일부는 약간의 부상을 입은 채 학교 인근에서 길을 헤매고 있었다. 아쯔미씨는 “살아있어줘서 고맙다”며 감격해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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