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21% 비결은 100% 현금 선결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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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호 27면

서울 중구 광희동에 있는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의 직영 매장.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전주 등 전국 10곳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한다. 조용철 기자

현빈, 2PM, 고수, 이민정, 이승기, 장혁, 천정명, 하정우.
요즘 가장 ‘핫’한 이들 연예인의 공통점은 뭘까. 모두 아웃도어 브랜드의 광고모델이라는 점이다. 통신사·아파트·화장품 광고가 그랬듯이, 성장 중인 업종의 광고엔 늘 최고 인기 연예인이 등장한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최근 5년간 연 20~30%씩 성장했다. 2006년 1조원에 머물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원을 돌파했다. 대기업·중견기업의 시장 진출도 속속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시장 쟁탈전이 시작됐다.

IGM과 함께하는 강소기업 벤치마킹② 오케이아웃도어닷컴

그런데 마치 선견지명을 가진 것처럼 10년 전 아웃도어 온라인 쇼핑몰에 뛰어들어 시장을 선점한 기업이 있다. 오케이아웃도어닷컴(www.okoutdoor.com·대표 장성덕)이다. 출발은 2000년 3월 문을 연 등산정보 공유 사이트 ‘오케이마운틴닷컴’이었다.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중고품 물물거래를 하던 사이트는 석 달 만에 영역을 확장하고 아웃도어 용품 전문 유통사이트로 거듭났다. 이후 회사는 연평균 성장률 200%를 기록하면서 이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은 2000년대에 급성장했다. 누구나 창업할 수 있지만 경쟁도 치열하다. 절반은 문을 연 지 석 달 만에 폐업신고를 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은 어떻게 아웃도어 용품 시장의 절대강자가 될 수 있었을까. 그들은 ‘미-온리(Me-Only)’ 전략을 썼다.

Product(제품)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은 아웃도어 용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카테고리 킬러 숍(Category Killer Shop)’이다. 가격비교가 쉽고 제품 선택의 폭이 넓어 소비자가 선호하지만, 매출이 적은 소규모 기업은 가격 경쟁이나 재고 관리 부담으로 운영하기 쉽지 않다.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은 카테고리 킬러 숍으로 성공하기 위해 일단 제품으로 승부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국내외의 700여 브랜드를 모았다. 의류나 신발처럼 일반적인 아웃도어 용품은 물론 야외용 빨랫줄, 자물쇠에 이르기까지 야외활동에 필요한 7만여 제품을 구비했다. 또 “어떻게 입어보지도 않고 직접 보지도 않고 사?”라고 우려할 고객들을 위해 생생한 제품 설명을 곁들였다. 단순히 95, 100, 105처럼 사이즈 표시만 한 게 아니라 1cm 단위로 실제 사이즈를 제시했다. 아웃도어 용품이 날씨에 민감한 제품이라는 점도 감안해 제품마다 사용 권장 월(月)을 표시했다. 전문가를 위한 기능성 제품, 패션에 초점을 맞춘 제품을 자체 브랜드로 제작하기도 했다.

Price(가격)
지난해 회사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1%였다. 130% 보상을 약속하는 국내 최저가격 보상제를 유지하는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은 어떻게 이런 이익구조를 만들었을까. 당연한 얘기 같지만 제조사로부터 최대한 싸게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판매자에게 미리 대금을 100% 현금으로 지불하고 가져온다. 이른바 선지급이다. 이렇게 사들인 제품의 모든 재고를 자체적으로 소화한다. 판매자 입장에선 재고 부담이 없고 당장 현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제품의 가격을 낮춰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가장 싼 가격으로 구매한 제품은 ‘소비자가 지불할 용의가 있는 가장 비싼 가격’으로 판매한다. ‘원래 가격’으로 팔지 못한 제품은 ‘최저가격→더 내린 가격→땡처리’ 순서로 판매한다.
 
Place(유통채널)
온·오프라인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쇼핑몰은 많다. 대다수는 오프라인에서 시작해 온라인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방식을 택한다. 반대로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은 온라인 쇼핑몰 오픈 이듬해 서울 동대문점을 열었다. “직접 본 뒤 사고 싶다”는 고객 요구를 수용한 결과다. 회사가 궤도에 오른 2003년 말 이후 전국에 10개 직영점을 잇따라 열었다. 오프라인 매장은 임대료, 인테리어 등 비용이 많이 든다. 또 온·오프라인의 재고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기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같은 물건을 오프라인에서 더 비싸게 팔거나 실시간 재고 확인이 안 돼서 고객 불만을 사는 일이 적지 않다. 장 대표는 “오프라인 매장 비용은 회사 사정인데 고객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온·오프 가격을 똑같이 맞췄다. 또 홈페이지에 각 오프라인 매장별 재고 수량을 실시간으로 고시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했다.

Promotion(판촉)
온라인 쇼핑몰의 가장 큰 장애는 고객 관리의 어려움이다. 거대 온라인 쇼핑몰이 톱모델을 사용해 광고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은 2009년에야 광고를 시작했다. 모델도 등장하지 않았고 회사 이름만 강조해 인지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런 전략이 가능한 건 출발이 정보 공유 사이트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오케이마운틴닷컴은 자동으로 오케이아웃도어닷컴으로 변환 접속된다. 40~50대 남성이 주를 이루는 이곳의 회원 수는 55만 명. 이들은 자발적으로 산행 일정을 올리고, 용품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제품을 구매한다. 일종의 매니어 마케팅인 셈이다.

이렇게 승승장구했지만 난관도 적지 않다. 대기업이 아웃도어 멀티숍 사업에 진출했고, 유명 브랜드들이 자체 유통망을 구축하고 나섰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은 아웃도어의 개념을 말 그대로 ‘문 밖의’ 모든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첫 번째가 신발이다. 현재 등산화 등 아웃도어 신발로 한정된 취급 아이템을 모든 신발로 넓힐 계획이다.

또 하나 이 회사가 성공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게 또 다른 P, 바로 사람(People)이다. 장 대표의 인재관은 독특하다. 그는 “어떤 사람이 없으면 일이 안 돌아갈 정도로 뛰어난 직원은 인재가 아니다. 그 사람이 없을 때도 일이 제대로 돌아가야 비로소 뛰어난 직원”이라고 말했다.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은 ‘시스템이 일하는 조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회사엔 거래처 등록, 명함 등록부터 일상과 업무에 대한 모든 것이 매뉴얼로 만들어져 있다.

장 대표는 “지금 일본이 매뉴얼에 발목 잡혔다고 하지만 회사의 경우,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없는 건 없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매뉴얼을 예외 없이 적용하고, 그에 따른 성과를 인사고과에 반영한다. 장 대표는 “무한대의 경우의 수를 만들고 수정·보완을 반복해 완성했을 때 비로소 표준 매뉴얼이라고 부른다”며 “이 시스템을 실행하는 습관이 몸에 밴 조직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확한 세부지침까지 만들어야 직원들이 머뭇거리지 않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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