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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상승 … 몽골 강 870개 사라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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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

최근 지구촌은 지구 기온 2℃ 상승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엔 기후총회에서 193개국 정부 대표들이 ‘지구 온도 2℃ 상승폭 억제를 위한 긴급 행동’에 기립박수를 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구 기온 2℃ 상승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설명하지 않고 대표들은 회의장을 떠났다.

 ‘지구 기온 2℃ 상승’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보려면 몽골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몽골은 중국·한국·일본 등 산업국이 만들어낸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지난 40년 동안 기온이 2℃ 상승했다. 그 결과 1181개의 호수와 870개의 강이 사라졌고, 2277개의 샘이 말라 버렸다. 20년 전에는 몽골 국토의 46%가 사막이었는데, 현재는 전 국토의 76%가 사막화되었다. 그로 인해 식물종의 75%가 멸종했고,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20만 명 이상이 환경난민이 되어 떠돌고 있다.

 아울러 몽골의 사막화가 우리나라에 대규모 황사 피해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이제 몽골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지구의 기온이 2℃ 상승할 경우, 지구촌 전체가 받는 영향은 어떤 것일까? 지구촌은 몽골이라는 한 나라와 그 주변국가가 겪는 변화보다 더 심각한 고통을 받을 수 있다. 지구촌의 기온은 100년간 평균 0.74℃ 상승했는데, 이 정도로도 이미 수퍼 태풍과 물 부족, 식량가격 폭등, 생물종 멸종 등의 문제를 겪고 있지 않은가.

 필자가 속한 ‘푸른아시아’는 2000년부터 10여 년 동안 몽골 사막화 지역에 있는 100만여 평의 땅에 3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아울러 환경난민이 된 몽골 주민 150여 가구가 참여해 이들의 자립 기반을 만들고 있다. 그 결과 10년이 지난 지금은 사막화 지역이 생태 복원을 하고 있고, 주민들이 자립하면서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선 식목일에 나무 심을 사람이 없어 행사를 취소하는 사례를 자주 보게 된다. 기존의 ‘산림녹화’라는 방식이 설득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위기에 처한 지구촌을 살리기 위해 나무를 심어야 한다. 우리가 환경을 훼손하고 지구촌의 에너지를 무한정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여기는 동안 ‘지구온난화’라는 극적인 현실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과거에 황폐한 산을 되살리기 위해 전 국민이 참여해서 녹화에 성공했듯이, 기후변화 현장에서 ‘1인 열 그루의 나무 심기’에 국민적 참여가 있다면 분명 거대한 전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필자는 60억 인류가 한평생 살면서 각자 열 그루의 나무를 심으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나무를 심는 행위가 당장에는 작은 행동으로 보이지만, 지구촌을 살리는 희망의 출발이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사막화 현장에서 나무를 심어온 한국의 시민들과 청소년들이 그 증거다. 우리가 참가하는 ‘나무 열 그루의 효과’가 지구촌에 정착돼 인류가 맞이한 위기의 해법이 되길 기대해 본다.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