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갚기 바쁘던 기업들, 끌어들이기 시작

중앙일보

입력

지난 3분기 국내 기업들의 자금상황이 2분기의 금융부채 순상환에서 순조달로 돌아섰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자금순환 동향' 에 따르면 기업들은 2분기중 부채 4조1천억원을 순상환했으나 3분기에는 은행대출.주식발행 등으로 9조4천억원을 순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도 경기회복과 가계소비 증가 등으로 금융기관에서 8조7천억원을 새로 대출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회사채.기업어음 및 종금.금고 등 대출을 9조원 갚았으나 은행대출을 4조6천억원 늘리고 주식발행으로 6조9천억원을 끌어 들인데다 외자유치 등으로 5조1천7백억원을 조달했다.

정정호(鄭政鎬)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자금조달이 늘고 있지만 외환위기 이전인 97년 분기별 평균 조달액이 30조원이었던 점과 최근의 경기상승 속도에 비추어볼 때 규모가 작은 것" 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업들의 투자수요가 절대액에서 아직 크지 않고 ▶수익성이 좋아져 외부자금의 필요성이 적은데다 ▶정부의 부채비율 축소 노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개인들은 3분기중 은행대출 등을 통해 2분기(6조7천억원)보다 2조원 늘어난 8조7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개인들은 은행대출 경우 작년 한해 3조1억원을 갚았으나 올해 들어선 1분기 2조9천억원, 2분기 7조4천억원, 3분기 6조7천억원 등으로 계속 늘려 왔다.

개인들은 또 소득과 대출로 마련해 금융기관에 맡긴 18조1천억원 가운데 저축성 예금에 15조4천억원, 주식을 사들이는데 2조5천억원을 쓴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지난 9월말 현재 기업부문의 금융부채 잔액은 5백93조8천억원으로 6월말에 비해 1조1천억원이 늘었으며 9월말의 가계부문 금융부채 잔액은 6월말의 2백31조6천억원에서 2백36조2천억원으로 4조6천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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