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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트 리틀〉, 깜짝 1위 데뷔

중앙일보

입력

디지털 캐릭터인 생쥐가 로빈 윌리암스와 조디 포스터 등의 스타들을 앞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인간가족에게 입양되는 고아생쥐를 그린 가족용 동화 〈스튜어트 리틀(Stuart Little)〉이 12월 17일~19일의 주말 3일간 북미 흥행에서 2878개 극장에서 1천500만불을 벌어들이며 다른 크리스마스 시즌용 개봉작들을 누르고 1위로 개봉했다

이에 따라 지난 주말 치열한 1위 다툼을 펼쳤던 〈그린 마일(The Green Mile)〉과 〈토이스토리 2〉는 각각 1천267만불과 1천210만불을 벌어들이며 2위와 3위로 내려앉았다.

〈스튜어트 리틀〉과 같이 이번 주말에 새로 선보인 〈바이센테니얼 맨(Bicentennial Man)〉과 〈애나 앤드 킹(Anna and the King)〉은 기대에 못미치는 각각 823만불과 522만불의 수입으로 5위와 6위의 흥행순위를 기록했으며, 지난 주에 선보였던 로브 슈나이더 주연의 화장실 코메디 〈듀스 비갈로우 : 남성 지골로(Deuce Bigalow : Male Gigolo)〉가 831만불의 수입으로 4위에 올랐다.

이번 주말의 5위까지 영화중 가족 영화가 무려 세편(〈스튜어트 리틀〉, 〈토이 스토리2〉, 〈바이센테니얼 맨〉)이나 되는데 대하여 흥행집계사인 엑지비터 릴레이션사의 대표인 폴 데저베리언은 "연말에 부모들은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데, 그들은 방학을 맞이한 자녀들과 함께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 극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더욱이 요즘의 가족영화는 부모들이 보아도 재미있으므로 가족영화를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번 주에 새로 선보인 크리스마스 시즌용 영화들인 〈스튜어트 리틀〉, 〈바이센티니얼 맨〉과 〈애나 앤드 킹〉은 모두 유명한 원작을 많은 제작비를 투입하여 영화화한 작품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다른 개봉작들을 재치고 가장 우수한 흥행수입을 올린 〈스튜어트 리틀(Stuart Little)〉은 E.B. 화이트의 고전 동화를 컴퓨터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합성하여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9000만불을 들여 영화를 제작한 소니산하 콜롬비아사의 대변인은 이 영화의 수입이 원래 예상한 1000만불에서 1200만불의 범위를 훨씬 넘어섰다고 즐거워했는데, 이는 아마도 1945년도에 나온 원작 동화를 어린 시절 읽었던 어른 관객과 컴퓨터가 그려낸 주인공 스튜어트를 보고자 하는 어린이 관객에게 모두 어필하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콜롬비아사의 영화가 주말 1위를 차지한 것은 올해들어서는 6월의 〈빅대디〉와 9월의 〈경찰서를 털어라〉이후 3번째에 불과하다. 콜롬비아사의 부대표인 에드 러셀은 "우리의 영화가 가족들의 심금을 울렸다."면서 "이 영화는 정말 유익하고 재미있는 가족용 오락물이다."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주인공인 고아 생쥐 스튜어트가 인간가족인 리틀집안에 입양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스튜어트는 자기를 동생이 아닌 그냥 생쥐로만 보는 스튜어크집안의 아들 조지와 화해하는 과정과 고양이 스노우볼이 꾸민 생부모 소동을 거치면서 그들에게 활기를 안겨주게 된다. 완벽한 가족용 줄거리를 가진 이 영화에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려진 디지털 주인공 스튜어트의 목소리는 〈백투더 퓨처〉 시리즈와 인기 TV물 〈스핀 시티(Spin City)〉의 주인공 마이클 J 폭스가 맡았다. 또, 스튜어트의 숙적인 고양이 스노우볼의 목소리는 〈라이온 킹〉의 티몬 목소리를 맡았던 네이선 레인이 담당하였으며, 스튜어트와 정반대로 매우 큰 키를 가진 지나 데이비스와 영국배우 휴 로리가 각각 리틀집안의 부모 역을 맡았다.

〈라이온 킹〉의 공동연출자인 로브 밍코프가 메가폰을 잡았는데, 밍코프는 백인가족에 입양된 주인공 스튜어트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그는 일반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하지만 그것은 그에게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어요" E.B. 화이트의 고전을 현대적으로 각색화하는 작업에는 신인 그레고리 A 브룩커와 함께 〈식스 센스〉의 명감독 M 나이트 샤말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스튜어트 리틀〉에 대해 미국평론가들은 일제히 극찬을 보냈는데 그 수준은 〈토이 스토리2〉를 앞서는 것으로 가히 올 겨울시즌 가족영화중 최고였다. 워싱턴 포스트의 리타 켐리는 "코카콜라 광고의 북극곰을 연출했던 최고의 디지털 선구자인 애니메이션 지휘자 헨리 F. 앤더슨 3세가 보여준 기술의 승리다. 하지만 이외에도 생생한 캐릭터들이 이 동화를 이끌고 있으며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정신이 영화를 지탱해주고 있다"면서 극찬을 보냈고, 뉴욕 포스트의 루 루메닉은 "가족용 영화로서 이 보다 더 재미있을 수는 없다. 뛰어난 컴퓨터 효과가 이 3인치의 말하는 주인공 쥐에 대한 불신을 날려버리게 만든다"고 평했다. 또 뉴욕 데일리 뉴스의 잭 매튜는 이 영화에 대하여 "굉장하다"는 말로 요약했고, 달라스 모닝 뉴스의 낸시 처닌은 "사랑스럽다"고 표현했다. 이렇듯 흥행과 비평가들로부터 모두 우수판정을 받은 〈스튜어트 리틀〉의 국내개봉은 1월 8일로 잡혀져 있다.

이번 주말 4위로 데뷔한 〈바이센테니얼 맨(Bicentennial Man)〉은 SF소설의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의 단편을 제작비 1억불을 투입하여 영화화한 작품으로 개봉전만해도 이번 주말 개봉작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됐었다. 하지만 막상 두껑을 열어보니 흥행결과는 미지근하여 영화에 공동출자한 디즈니와 소니 양측을 우울하게 했다. 하지만 소니산하 뷰에나 비스타의 배급대표인 척 비앵은 "이정도면 꽤 괜찮은 스타트다"며 애써 담담한 반응을 보였는데, 관객들에 대한 출구조사결과도 상당히 괜찮은 편이어서 이 영화가 인기를 넓혀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줄거리만을 본다면 〈바이센테니얼 맨〉은 〈스튜어트 리틀〉과 거의 비슷한 흐름을 가졌다. 인간이 아닌 무엇이 인간가족과 어울리면서 인간성을 찾아간다는 점이 그것이다. 다만 이 영화에서 인간이 아닌 무엇은 생쥐가 아닌 21세기형 로봇. 영화의 배경인 21세기에 새로이 발명된 NDR-114라는 기종의 한 로봇은 마틴 가족에 로봇하인으로 고용되면서 앤드류라는 이름을 얻는다. 앤드류는 마틴 가족과 인간적인 유대감을 가지면서 점점 인간화되는데, 죽지않는 로봇인 앤드류와 마틴 가족과의 이러한 관계는 초기가족의 후손들과도 이어져 무려 200년간이나 지속되는데 앤드류는 인간성, 삶 그리고 사랑을 배워나간다.

작고한 아이작 아시모프의 원작에 대한 각색은 일찍이 화제작 〈행운의 반전〉(1990)을 써서 오스카 각색상 후보에 올랐던 니콜라스 카잔이 담당했고, 〈나홀로 집에〉시리즈와 〈스텝맘〉을 감독한 가족 영화의 대가 크리스 콜롬부스가 연출을 맡아 주인공 앤드류역을 열연한 로빈 윌리암스와 〈미세스 다웃파이어〉이후 오랜만에 손발을 맞추었다. 앤드류를 고용한 주인역에 〈주라기 공원〉과 〈매드니스〉의 샘 닐이 출연했고, 〈불워스〉와 〈닥터 둘리틀〉의 올리버 플랫이 앤드류의 친구가 되어주는 로봇공학자를 연기했다.

흥행과 평론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스튜어트 리틀〉과는 반대로 이 영화는 흥행뿐만 아니라 평론가들로부터도 그리 훌륭한 반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특히 최근작 〈거짓말장이 제이콥(Jacob, the liar)〉과 마찬가지로 주연인 로빈 윌리암스에 대한 평단의 반응은 매우 차가왔는데, 그 예로 뉴욕 포스트지의 루 루메닉은 "로빈 윌리암스는 아직까지도 (정신을 못차리고) 그의 짜증나는 감동연기에 집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뉴욕 타임즈의 스티븐 홀든은 더 나아가 "로빈 윌리암스표 영화답게 니콜라스 카잔의 각본은 자유와 섹스의 즐거움, 삶의 의미 등에 대한 어색하고 역겨운 대사들에 감상적으로 전념하고 있다"고 혹평을 보내는 등 거의 모든 평론가들이 이 영화에 반기를 들었다. 국내에서는 내년 1월 29일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주에 개봉된 마지막 작품은 애나 레노웬스의 일기를 7500만불을 투입하여 영화화한〈애나 앤드 킹(Anna and the King)〉이다. 이미 46년도의 뮤지컬과 56년도 나온 율 브린너와 데보라 커 주연의 영화 〈왕과 나〉로 주제가 "Shall we dance?"와 함께 널리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영화의 줄거리는 1860년대 샴왕국(현재의 태국)을 여행하던 영국인 교사 애나가 왕인 몽쿠트의 58명의 자녀에게 서양식 예법을 가르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을 통하여 동서양의 문화의 충돌 혹은 화합을 그리고 있다.

영화가 기대치보다 낮은 6위에 머무른 것에 대하여 LA의 흥행집계사인 AC 닐슨 EDI의 밥 바론은 나머지 영화들이 모두 블록버스터 성격의 영화들이어서 이와 경쟁을 펼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 실망스러운 성적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영화를 내놓은 20세기 폭스사의 미국내 배급대표인 톰 쉬렉은 주말관객층의 대부분은 중년여성이었다고 전했다.

율 브린너와 데보라 커에 이어 이번 리메이크판에서 애나와 몽쿠트왕을 연기한 것은 오스카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조디 포스트와 홍콩 느와르 스타 주 윤발이고 연출은 〈에버 애프터〉의 앤디 테넌트가 맡았다. 애나의 일기를 각색한 것은 〈스타트렉〉시리즈중 최고의 작품으로 불리우는 4편 〈The Voyage Home〉의 각본을 썼던 스티븐 미어스와 피터 크리크스의 콤비가 담당했다.

태국당국의 촬영거부로 말레이시아에서 거대한 세트를 지어 촬영을 수행한 이 영화가 56년도 작품인 〈왕과 나〉와 구별되는 점은, 56년작이 로저스와 해머스타인의 뮤지컬을 바탕으로한 노래와 춤이 영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주요 볼거리였던 것에 반하여, 이번 영화에서는 화려한 의상과 세트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디 포스터는 자기자신보다는 이 영화의 미술과 촬영, 의상 등의 분야에서 오스카를 탈 것이라고 이 영화의 공을 돌렸는데, 현지 영화분석가들도 포스트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조금 힘들것이라고 보는 한편, 이들 분야에서는 수상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이 영화에 대하여 평론가들은 거의 모두 따뜻한 반응을 나타냈는데, 토론토 스타의 피터 하웰은 이 새 버전에 대하여 "똑같은 오래된 이야기를 찬란한 색체와 각색을 통하여 권위, 인종, 성차별에 대한 관심으로 끌어올렸다. 19세기의 문화충돌이 21세기 관객에게도 통할 것인가? 일단은 '예스'라고 말할 수 있다. 이는 화려한 의상과 함께 뛰어난 주윤발의 연기 때문이다"라고 평했고, 워싱턴 포스트의 리타 켐리는 "웅장하면서 이국적인 장대한 서사시"로 이 영화를 부르면서 "이를 지탱하는 것은 화려한 무대장치와 눈이 돌아가는 구경거리, 사치스러운 의상, 역사적인 주제, 기타 등등이다"라고 호평을 보냈다. 또 보스톤 글로브의 제이 카는 이 영화를 가리켜 "전작에 비하여 더 넓고 깊고, 꽉찬 캔바스에 그렸다"고 칭찬했다. 〈애나 앤드 킹〉의 국내개봉은 올해 12월 31일로 예정되어 있다.

한편, 〈부기 나이트〉를 만든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매그놀리아(Magnolia)〉가 오스카상의 후보작에 오르기 위한 맛보기 개봉을 했다. 탐 크루즈와 줄리안 무어의 앙상블 연기가 돋보이는 이 영화는 뉴욕과 LA의 7개 극장에서만 상영되어 총 18만 4천불을 벌어들였는데, 극장당 수입만을 따지면 약 2만 6천불로서 10위권내 최고기록인 〈스튜어트 리틀〉의 5천300불의 다섯배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남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샌 페르난도 밸리를 배경으로 9명의 서로 다른 삶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1월 7일 미국전역에서 확대개봉할 예정에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그때 소개할 예정이다.

기타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나머지 작품으로는, 시리즈 19편인 〈007 언리미티드〉가 400만불의 수입으로 7위에 올랐고, 목없는 말탄 유령(headless horseman)을 다른 팀 버튼 감독의 기이한 동화 〈슬리피 할로우(Sleepy Hpollow)〉가 300만불의 수입으로 8위,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주연의 세기말 액션물 〈엔드 오브 데이즈〉가 290만불의 수입으로 9위, 댄젤 워싱턴, 안젤리카 졸리 주연의 연쇄살인범 '뼈 수집가'를 추적하는 스릴러물 〈본 콜렉터(The Bone Collector)〉가 100만불의 수입으로 10위를 기록하였다. 이중에서 〈007 언리미티드〉이 개봉 5주간 벌어들인 총수입은 1억 530만불로서 피어스 브로스넌은 전작 두편에 이어 다시 자신의 제임스 본드영화를 1억불대 흥행영화의 반열에 올렸다.

흥행집계사인 엑지비터 릴레이션사는 이번 주말 상위 12위안에 든 영화들의 총 흥행수입은 7천410만불에 달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작년과 비교할 때 4%가 증가한 수치고 지난 주에 비해서도 4%가 상승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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