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시장 다변화 …‘글로벌 톱 20’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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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주인을 맞은 현대건설이 올해 새로운 도약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건설업계 맏형이지만 국내에서 안주하지 않고 세계적인 기업들과 겨루겠다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디자인과 엔지니어링·구매·금융 그리고 시공까지 아우르는 선진국형 모델인 ‘글로벌 인더스트리얼 디벨로퍼(Global Industrial Developer)’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현장이 아닌 사업으로 접근해 공사를 기획·제안하고 디자인과 엔지니어링·구매·시공에 금융 조달까지 도맡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스템과 조직을 새롭게 했다. 기존의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영업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려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중동 중심에서 벗어난 시장 다변화를 통해 해외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사진은 이 회사가 2008년 약 20억달러에 수주해 올해 5월 완공 예정인 카타르 라스라판 복합화력발전소.

영업과 기술진간의 협업 영업이 가능하도록 매트릭스 조직을 구성하고 지역별·공종별·발주처별·디벨로퍼 등을 아우르는 PM(Project Manager) 담당제를 만들었다.

 현대건설은 시장 다변화에 주력한다. 기존 중동 중심의 시장에서 범위를 넓혀 동·서남아시아, 아프리카, CIS 국가, 중남미 등지로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알제리와 카자흐스탄 알마티 등의 지역에 지사를 신설하는 등 지사망을 확충하고 지사인원을 배치했다.

 지사 영업력 강화를 위해 조직을 보다 젊고 역동적으로 변모시켰고 이를 통해 발주처·기술회사·엔지니어링 회사 등을 먼저 찾아가는 선제영업을 구사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중동에서는 오일·가스 처리시설 등 기술집약형 공사에서 경쟁력·기술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아프리카·CIS·중남미와 같은 신흥 산유국 및 자원보유국의 경우 일본과 유럽 선진업체, 이미 진출해 있는 국내업체 등과의 협력을 강화해 리스크를 축소하며 진출할 계획이다.

 시장 다변화 못지 않게 신성장도 중요하다. 앞으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게 될 것으로 보이는 환경이나 대체에너지, 물 관리, 원자력사업 등 녹색성장 분야 및 고속철도 분야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인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담수산업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풍력·조력·태양광·바이오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건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분야가 핵심 설계 능력이다. 선진업체들이 해외공사에 있어 국내 건설업체들을 단순 시공전문 하도급 업체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듯 설계 등 엔지니어링 능력 배양 및 인력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국내 대표 건설사로서의 위상을 넘어 글로벌 건설명가로 도약하기 위해 2015년까지 매출 23조원, 수주 54조원, 영업이익률 9.5%를 달성해 ‘글로벌 톱 20’에 진입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대건설은 비전 달성을 위해 사업구조 고도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2대 핵심전략으로 선정했다.  아울러 현대건설이 앞으로 육성해 갈 5대 신성장동력사업으로 오프쇼어 워크(해양 석유·가스 채취사업), 환경, 신재생에너지, 복합개발사업 등을 잡았고 5대 핵심상품은 LNG·GTL, 해양시설, 초고층빌딩, 그린홈, 그린빌딩으로 구체화해했다.

 현대건설 이동호 상무는 “지난 64년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100년을 준비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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