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넣은 커피믹스, 3개월 만에 매출 100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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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는 올해 출시 두 달 만에 국내 대형 유통 업체에 모두 입점했다.

남양유업은 2007년 말 출산율 감소와 국내 유가공시장의 정체 등으로 경영 환경이 불투명해지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커피시장을 선택했다. 3년간의 장기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소비자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소비자들의 니즈를 꼼꼼히 살폈다. 소비자들이 프림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커피를 꺼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남양유업은 우유업체의 특장점을 커피 믹스에도 살리기로 했다. 진짜 우유를 넣은 제품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우유에서 추출한 단백질인 카제인과 나트륨으로 만들어낸 화학적 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은 식품에서 유화제의 역할을 겸하고 있었다. 식물성 기름이 주 성분인 프림 원액에 우유를 넣을 경우 잘 섞이지 않고 위쪽에 둥둥 뜨는 현상이 발생했다. 또 가까스로 프림과 우유를 섞는 데 성공해 그대로 분말화를 시키면 분말화된 프림을 물에 다시 이는 과정에서 몽글몽글한 단백질 응고 현상이 발생했다.

품질 안정화를 위해 수천 번의 시험을 했다. 공장 실험은 우유 생산을 하지 않는 밤 시간에 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연구원들이 3~4일씩 철야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출시를 보름 앞둔 지난해 12월 초가 돼서야 드디어 우유를 넣은 프림의 개발에 성공했다. 심혈을 기울인 또 다른 한 가지는 우리 입맛에 맞는 커피원두를 찾는 것이었다. 일본을 비롯해 서유럽과 남미까지 돌았다. 2년간 세계 각지를 돌아다닌 후에야 비로소 브라질과 우간다산 원두를 블랜딩하기로 했다. 포장도 반세기 동안 국내 분유, 이유식 업계 1위를 지켜온 노하우를 이용해 커피 제품 낱봉 하나 하나를 질소를 충진해 포장하는 신기술을 도입했다. 시제품의 완성 이후 남양유업은 전국에 걸친 대대적인 시음 테스트에 돌입했다. 시음과정에선 대부분의 시음자들이 개발자들의 예상과는 달리 커피를 탈 때 78~82mL 정도의 물만 탄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81mL의 물로 제품을 용해했을 때 가장 좋은 맛이 나는 배합 비율을 찾아냈다.

제품 출시 후 반응은 폭발적이다. 출시 2 개월 만에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하나로마트 등 국내 대형 유통업체에 모두 입점했다. 이달엔 출시 3개월 만에 100억원 매출을 돌파했다. 남양유업의 성장경 총괄전무는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통해 2011년 커피 시장에서 네슬레를 제치고 점유율 20%를 달성할 것” 이라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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