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대책에 강남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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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부활을 골자로 지난 22일 발표한 ‘주택거래활성화방안’이 사실상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 규제완화 방안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DTI 규제비율 탄력 적용 방안으로 대출을 더 받을 수 있게 했고 취득세 감면으로 세금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강남권은 이번 대책으로 DTI 대출이 최대 55%까지 늘어난다. 고정금리,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에 대해 DTI비율을 15%포인트까지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강남권은 수도권 다른 지역에서 DTI 규제가 완화됐던 그동안도 DTI규제 최대 50%로 묶여 있던 곳이다.

신한은행 고준석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강남권 주택을 사려고 했으나 여유자금이 부족하거나 자금출처 조사 부담 등으로 미뤘던 대기수요자가 매수를 늘릴 가능성이 커졌다”며 “고정금리 등의 조건을 활용해 집값의 55%까지 대출을 받게 돼 대기수요자들의 자금 여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강남권은 취득세 감면 혜택도 가장 많이 누리게 됐다. 9억원 이상 아파트는 취득세를 4%에서 2%로 깎아줘 수천만원의 세금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종료됐던 9억원 초과 1인1주택, 다주택의 취득세율이 현행 4%에서 2%로 내려간다. 10억원짜리 주택을 산다면 현재는 4600만원의 취득세를 내야 하지만 세율이 인하될 경우, 2700만원으로 1900만원을 절세할 수 있다.

대출여력 늘고, 세금 줄어 거래에 큰 도움

강남권엔 9억원 초과 아파트가 5만8000여가구로 가장 많다. 강남 전체 주택의 60% 가까이가 9억원 초과 아파트다.

이원용 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지난 5년간 지속됐던 강남권 규제를 이번에 마침내 일부나마 풀어 준 것”이라며 “전체 부동산 시장을 이끄는 강남권 회복이 본격화하면 전체 시장도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당장 효과가 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근 강남권 주택시장이 다시 움츠러들고 있어서다.

조인스랜드부동산에 따르면 지난주(11~17일) 강남구 주택값은 0.11% 하락해 10주 연속 상승세를 멈췄다. 송파구도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지던 상승세가 이달 들어 꺾였다.

강남구 도곡동 대치센트레빌공인 이규정 사장은 “정부 대책으로 강남권 주택 매수 대기자의 숨통이 트였다”며 “다만 최근 시장이 다소 위축되고 있어 당장 효과가 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포동 우정공인 김상열 사장은 “시장이 다시 회복 분위기를 보인다면 매수세가 금새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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