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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만에 3호기 주제어실 조명 복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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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근접 촬영한 원전 4호기 냉각수 투입 현장 일본의 도쿄전력 직원들이 22일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 주변에서 원자로 안에 냉각수를 투입하고 있다.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의 1~6호기는 외부 전력선이 모두 연결됐으며 3호기 주제어실의 조명도 복구됐다. [후쿠시마 AFP=연합뉴스]


후쿠시마 제1 원전의 전력 복구 작업이 22일 재개됐다. 복구 작업은 전날 오후 원전 2호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바람에 중단됐었다.

 도쿄전력은 “ 24일까지 전력 시스템을 복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원전 1~6호기의 외부 전력선이 복구 완료됐다. 또 이날 밤엔 지진 발생 11일 만에 3호기 주제어실의 조명이 복구됐다고 NHK가 보도했다. 도쿄전력은 23일 냉각장치 작동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가 전문가들이 후쿠시마 원전 1호기에 대해 안전 경고를 했음에도 10년 사용 연장을 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올해 초 전문가로 구성된 ‘원전 사용연장 검토위원회’는 1호 원자로의 엔진에 문제가 있을 때 가동되는 예비 엔진에 균열이 있음을 지적했다. 이 균열 때문에 예비 엔진은 바닷물과 빗물에 의한 부식에 취약해진 상태였다. 신문은 “정부가 위원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원전 사용 연장을 허가했다”며 “엔진이 이번 쓰나미로 제 기능을 못하면서 1호기의 냉각 시스템이 작동을 멈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이날 일본원자력에너지안전기구(JNESO)의 연구 자료를 입수해 검토한 결과 후쿠시마 제1원전이 지난 11일 지진·쓰나미로 피해를 보기 전에도 일본 내 핵 시설 가운데 가장 사고 발생률이 높은 곳으로 지목돼 왔다고 보도했다. 직원들의 연간 방사선 피폭량도 다른 발전소보다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WSJ는 “제1원전에서는 2005년부터 5년간 15차례의 사고가 발생했으며, 주로 부실한 유지·보수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2009년 2월엔 후쿠시마 원전 1호기에서 너트 한 개가 제대로 조여지지 않는 바람에 원자로 내부 압력이 급상승했다. 또 2007년 원전 내부 발전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원인은 발전기 회로 차단기 부품이 노후화됐기 때문이었다. 당시 사고는 자칫하면 전력 과부하로 지금 상태와 마찬가지로 원전 내 냉각 시스템이 마비돼 방사능이 누출되는 대형 사건이 될 수 있었다.

 제1원전 사고가 잦은 데 대해 운영회사인 도쿄전력 측은 “원자로가 노후했기 때문”이라며 “수시로 노후 부품을 최신 장비로 교체하는 보수 공사를 해왔지만 완전히 새롭게 바꿀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원전에서 멀리 떨어진 도쿄에서도 빗물에 방사성 물질 성분이 검출됐다. 도쿄 건강안전연구센터에 따르면 21일 도심인 신주쿠 지역에서 빗물과 대기 중 먼지를 조사한 결과 방사성 요오드131이 ㎡당 2880베크렐, 세슘137은 561베크렐씩 검출됐다. 전날인 20일에 요오드가 39.8베크렐, 세슘은 검출되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건강안전연구센터 관계자는 “ 건강에 영향을 줄 만한 수치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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