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U선수촌 아파트 건축 위해 광주시 ‘미분양 떠안기’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선수촌 아파트 재건축을 위해 광주시가 미분양 물량 일부를 떠 안는 방안이 추진된다. 재입주를 희망하지 않는 현금 청산 가구와 미분양 물량 처리 문제로 선수촌 건립이 난항을 겪어온 데 따른 것이다.

 광주시는 ‘광주U대회 화정지구 도시공사 사업참여 선수촌 건립지원 동의안’을 광주시의회에 제출했다고 17일 밝혔다. 현금 청산 가구와 일반 분양의 미분양 물량 중 일부를 도시공사가 인수하고, 이에 소요되는 인수 대금을 광주시가 보증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현금 청산 가구가 발생하면 총 수의 10%는 건설사가, 나머지 90%는 광주시가 부담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300가구이면 270가구를 광주시가 떠 안는다. 일반 분양도 미분양 물량의 10%까지 도시공사가 인수한다. 다만 미분양이 500가구 이상일 경우 100가구를 매입한다. 또 선수촌 건립 과정에서 조합원의 민원과 이주 지연, 소송 등으로 초과비용이 발생할 땐 대회 관련 기반시설로 보전하는 방안도 담겨 있다.

 일부 광주시의원들은 “특정 건설업체를 위한 과도한 혜택이며, 광주시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 격”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현금 청산 가구 물량을 광주시가 인수하는 문제다. 현재 화정주공아파트엔 2900가구가 살고 있으나, 현금 청산 가구가 얼마나 될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조호권(민주·북구5) 의원은 “현금 청산 가구와 일반 분양 등과 관련해 광주시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정해지지 않은 게 문제다”고 지적했다.

 광주시는 조합원의 재입주율이 85%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42.9㎡(13평)∼62.8㎡(19평)인 화정주공아파트는 대부분 거주자와 실소유주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광주 아파트 시장 특성상 시가 인수하게 될 아파트가 모두 국민주택 규모인 82.5㎡(25평) 이하라는 점도 유리한 조건이란 입장이다.

 광주시는 현대건설 참여가 무산될 경우 615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는 선수촌를 시비로 건축해야 된다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광주시는 용적률을 250%에서 270%로, 가구 수는 3177가구에서 3727가구로 상향 조정해 선수촌을 지으려 한다.

 송귀근 광주시 행정부시장은 “지난 수개월간 국내 유명 건설사와 접촉했지만, 이 같은 조건에서 참여 의사를 밝힌 업체는 현대건설뿐이다”며 “미분양 아파트 물량 처리와 관련해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광주시가 최대 15%(500억원대) 가량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광주시의회는 이날 전체의원 간담회를 갖고 광주시가 제출한 동의안의 상정을 유보시켰다. 다음주 중 임시회를 소집해 동의안 처리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유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