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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화산 협의하자” … 북, 기상청에 전통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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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일본의 지진·쓰나미 피해에 국제 사회가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백두산 화산 문제를 협의할 것을 우리 측에 제의해 왔다. 통일부는 17일 북측이 이날 오후 지진국장 명의로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와 현지답사, 학술토론회 등 협력사업을 추진시켜 나가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자고 우리 측 기상청장 앞으로 전통문을 보내 왔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의 제의에 대해 남북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이를(북측의 제안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백두산 화산 문제를 남측 당국과 논의하자고 한 것은 의외다. 정권의 뿌리를 백두산 항일혁명으로 내세워온 북한은 백두산 폭발을 입에 꺼내는 것 자체를 금기시했고, 우리 학계와 언론이 백두산 폭발설을 제기할 때도 침묵을 지켰기 때문이다. 백두 혈통은 김일성 주석 가계를 가리킨다.

 백두산 폭발 가능성은 지난해 우리 학계에서 흘러나왔다. 부산대 윤성효 교수는 10월 대한지질학회 발표를 통해 “백두산 화산 폭발의 징후가 뚜렷하고 크기는 아이슬란드 화산의 10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946년 대규모 분화를 시작으로 1688년, 1702년, 1903년 재분화한 백두산이 2014~2015년 재폭발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의 이날 ‘백두산 화산 대화’ 제의는 잇따른 대화 공세의 일환이란 분석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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