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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중국인 연수생 20명 살리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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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회사의 중국인 연수생 20명을 먼저 대피시킨 뒤 자신은 쓰나미(지진해일)에 휩쓸려 행방불명이 된 일본인 전무의 살신성인 스토리가 중국 대륙을 감동시키고 있다.

 중국 일간지 신경보(新京報) 17일자에 따르면 미야기(宮城)현 오나가와(女川)에 있는 수산물가공회사 사토수산(佐藤水産)의 사토 미쓰루 전무는 지진이 발생하자 회사 기숙사 근처에 있던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출신의 중국인 여성 연수생 20명에게 달려가 “곧 쓰나미가 몰려올거야. 빨리 대피해야 해”라고 말했다. 그리고 연수생들을 높은 곳의 신사(神社)에 대피시킨 뒤 자신은 아내와 딸을 찾으러 회사 기숙사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는 갑자기 밀어닥친 거대한 쓰나미에 휩쓸려 연수생들의 눈앞에서 사라져 갔다. 사토 전무는 물론 그의 가족들도 행방불명된 상태다.

 오나가와 인구 1만 명 가운데 현재 행방불명자는 5000여 명. 이곳에서 연수를 받고 있던 중국인 연수생은 100여 명이지만 희생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이들은 일본인 동료와 마을 사람들 덕분에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수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인 연수생들은 “사토 전무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모두 쓰나미에 희생됐을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포털사이트에는 “그는 사랑에 국경이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줬다” “그의 살신성인 정신을 중국인은 평생 잊지 않을 것”이라는 등 사토 전무의 희생을 기리는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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