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외야수 안개속

중앙일보

입력

15일 잠실롯데호텔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99년 시즌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앞두고 각 포지션별 최고 선수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프로야구 중흥의 일등공신 이승엽(삼성)과 20승 투수 정민태(현대)가 각각 1루수 및 투수 부문 수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외야수 부문이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무려 13명의 후보선수 가운데 9명이 3할타자이며 5명이 홈런 30개를 넘어서 3명의 수상자를 가리기가 쉽지 않다.

호타준족의 상징인 30-30클럽에 가입하면서도 0.349의 높은 타율과 최다안타 1위를 차지한 이병규(LG)만 수상이 유력할 뿐 나머지는 시상식 당일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꼈던 박재홍(현대), 김재현(LG), 전준호(현대) 등이 올해나란히 성적이 처진 것도 안개속 구도를 부추기고 있다.

도루왕 2연패를 달성한 정수근(두산), 31홈런에 110타점의 심정수(두산), 팀 우승에 공을 세운 송지만(한화) 등도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기대주.

특히 작년에 단 한명도 골든글러브를 차지하지 못했던 외국인 선수들이 이 부문에 대거 몰려 있어 최초의 용병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탄생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올해 최고의 용병으로 꼽히는 호세(롯데)가 0.327의 타율과 홈런 36개, 122타점의 뛰어난 성적을 바탕으로 도전장을 내고 있으나 관중에게 방망이를 던진 사건이걸린다.

한화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데이비스 역시 0.328의 고타율과 30홈런-35도루-106타점으로 골든글러브의 자격이 있다는 평가다.

외야수 뿐 아니라 지명타자 부문에서도 토종과 용병 사이의 맞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이 부문 골든글러브 2연패를 노리는 양준혁(해태)이 0.323의 타율과 홈런 32개,도루 21개, 105타점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지만 한화의 지명타자 로마이어(홈런 45개, 109타점)이 만만찮은 기록과 우승팀의 후광을 업고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태(롯데)와 홍현우(해태)가 맞붙은 2루수 부문도 연속경기 안타신기록을 세우고 팀을 준우승으로 이끈 박정태의 근소한 우위가 예상되나 쉽게 승부를 점칠 수없다.

김동수(삼성)와 박경완(현대)이 주거니 받거니 했던 포수 부문도 전망이 엇갈린다.

통산 5차례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던 김동수가 작년 박경완에 내줬던 황금장갑을찾아올 가능성이 높지만 한화의 우승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조경택과 신인왕 홍성흔(두산)이 이변을 연출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밖에 3루수에서는 김한수(삼성)와 김동주(두산)의 경쟁이 볼만하고 유격수 부문에서도 지난해 수상자 유지현(LG)과 95년 수상자 김민호(두산)의 접전이 예상된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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