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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CC에 고춧가루 뿌린 오리온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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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오리온스 김태우(왼쪽)가 KCC 하승진을 피해 공을 패스하고 있다. 김태우의 19득점 활약 속에 최하위 오리온스는 KCC에 4연패 끝에 승리를 따냈다. [전주=연합뉴스]

2m21㎝의 거인 하승진(26·KCC)이 1m83㎝의 김태우(25·오리온스) 앞에서 무너졌다.

 프로농구 최하위 오리온스는 9일 전주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3위 KCC를 87-83으로 이겼다. 이번 시즌 1군 무대에 데뷔한 김태우가 19득점·6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김태우는 2009년 2군 드래프트에서 오리온스에 지명돼 턱걸이로 프로에 발을 디뎠다. 1군에도 극적으로 올라갔다. 시즌 중반 오리온스가 최하위로 추락하면서 김남기 오리온스 감독이 분위기 전환 카드로 2군 선수들을 대거 1군으로 불러들였고, 김태우도 부름을 받았다. 이번 시즌 12경기에서 평균 10분을 뛰며 2.8점을 기록 중인 김태우는 이날 생애 최다인 30분을 소화했다.

 김태우는 1쿼터 초반부터 하승진이 버티고 있는 골밑을 저돌적으로 파고들었다. 2쿼터 후반에는 라인 밖으로 나가는 루스볼을 잡기 위해 벤치로 몸을 던지는 등 허슬 플레이를 했다. 김태우는 3쿼터 2분 하승진을 앞에 두고도 공격 리바운드를 잡았고, 곧이어 과감한 레이업슛을 넣었다. 그는 경기 도중 한 차례 블록을 당하고도 위축되지 않고 골밑을 공략했다. 김태우는 경기 후 “블록도 농구의 한 부분이다. 당한다고 기가 죽어 버리면 레이업슛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KCC 하승진(14득점)은 전반까지 4득점으로 부진했다. KCC가 3쿼터 초반 17점 차까지 뒤지자 허재 KCC 감독은 “하승진 위주로 공격하라”고 강조했다. 하승진이 살아나면서 KCC의 추격에도 불이 붙었지만 오리온스 센터 아말 맥카스킬(20득점·13어시스트)의 절묘한 어시스트와 허일영(19득점·3점슛 4개)의 3점슛이 이어지면서 점수 차는 다시 벌어졌다.

 KCC는 4쿼터 중반 하승진을 빼고 전면 압박수비를 하면서 81-83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끝내 역전에는 실패했다. 김태우는 “우리 팀은 늘 막판에 역전패했다. 오늘만은 끝까지 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안양에서는 LG가 인삼공사를 84-77로 이겼다.

이은경 기자

◆프로농구 전적(9일)

LG(24승26패) 84-77 인삼공사(16승34패)

오리온스(13승37패) 87-83 KCC(33승18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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