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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시장은 당분간 모바일보다 PC가 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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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블리자드의 공동창업자 프랭크 피어스(왼쪽)와 마이크 모하임이 뉴욕 나스닥에서 열린 거래 종료 벨 누르기 행사에 앞서 스타크래프트II 게임을 하고 있다. [사진=블리자드]


“뉴욕보다 서울을 더 자주 찾는다.”

 블리자드 공동창업자 프랭크 피어스(Frank Pearce) 개발부문 총괄 부사장의 말이다. 블리자드는 세계 컴퓨터게임의 살아있는 전설 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잇따라 히트시킨 회사다.

  피어스는 “열정적인 한국 프로게이머가 없었다면 e스포츠는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한국의 PC방 문화는 블리자드의 게임 개발 방향도 바꿔놓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7일(현지시간) 블리자드 창립 20주년을 맞아 마이크 모하임 최고경영자와 함께 뉴욕 나스닥 초청으로 거래 종료 벨 누르기 행사에 참석했다. 피어스는 1991년 UCLA 동창 마이크 모하임·앨런 애드햄과 함께 부모님에게서 빌린 2만 달러 자본금으로 블리자드의 전신 실리콘 앤 시냅스를 창업했다. 이후 20년 만에 매출 17억 달러(약 1조9000억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일궈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하드웨어에선 태블릿 PC나 스마트폰이 나오고 소프트웨어에선 소셜 네트워킹 게임이 등장했다. PC게임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게임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시장을 키우는 변화라 환영한다. 소셜 네트워킹으로 전세계가 하나로 연결되고 있다는 건 중대한 변화다. 다만 PC기반 게임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게임시장의 주류를 차지할 것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처럼 동시에 수백만 명이 참여하는 장대한 스케일의 게임을 스마트폰으로 즐기긴 어렵다. 소셜 네트워킹 게임도 PC게임과는 시장이 다르다.”

-‘디아블로Ⅲ’를 기다리는 팬이 많다.

 “올해 안에 출시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장담하기 어렵다. 디아블로Ⅲ를 내놓지 못한다면 올해는 새 게임을 출시할 게 없을 것이다.”

-한국시장의 특징은.

 “PC방 문화다. 여럿이 모여 게임을 즐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온라인 게임이 발달했다. 한국이 세계적 프로게이머를 많이 배출해 e스포츠 강국이 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블리자드가 게임 저장을 PC가 아니라 서버에 하도록 바꾼 것도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한국 게이머를 배려한 것이다.”

-한국에선 게임 중독 우려도 크다.

 “게임이든 독서든 영화 든 지나치게 빠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이를 막기 위해 게임 안에 다양한 장치를 만들었다. 예컨대 게임을 장시간 계속 하면 레벨이 높아지지 않는다. 자녀의 게임시간을 PC가 아니라 프로그램 안에서 조절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집이 아닌 PC방에서 게임을 해도 프로그램 안에서 시간을 제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게임 개발자가 된 계기는.

 “어릴 적부터 게임을 좋아했다. 언젠가 내 손으로 게임을 만들어보는 게 꿈이었다. 정보기술(IT) 제품에 얼리 어뎁터였던 아버지는 걱정하기보다 나를 믿고 늘 격려해줬다. UCLA 졸업 후 우주항공 관련 대기업에 취직했을 때도 아버지가 앞장서서 게임 개발에 뛰어들어보라고 용기를 줬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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