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토이 스토리 2〉의 공동 감독 리 언크리치

중앙일보

입력

18일 〈토이 스토리 2〉의 개봉을 앞두고 프로모션차 한국을 방문한 리 언크리치는 이 작품의 공동 감독을 맡은 사람이다. 그는 존 래스터와 함께 〈토이 스토리〉와 〈벅스 라이프〉에서 작업을 함께 했으며, 주로 편집을 담당했다. 〈토이 스토리〉는 95년 개봉 당시 순수하게 디지털로만 제작되어 화제를 모은 애니메이션이다. 당시 작품에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사람에 대한 표현. 극장에 영화를 보러 온 꼬마 관객들은 부모에게 "앤디(〈토이 스토리〉의 사람 주인공)도 장난감이야?"라고 묻는 경
우도 있었다.

이번 〈토이 스토리 2〉는 확실히 전편에 비해 사람에 대한 묘사가 발전되어 있다. 머리카락의 모습도 다양해졌으며, 사람 팔뚝의 털까지 묘사가 가능했다. 아울러 전편에 비해 흥미나 작품의 완성도가 못지 않다. 거기에 "주인의 성장에 따라 장난감은 어떻게 될 것인가"를 고민하는 장난감 캐릭터의 설정은 이 영화가 단순히 아이들만 즐기도록 만든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분명 〈토이 스토리 2〉는 "전편만한 속편이 없다"는 속설을 깨는 영화 중의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goCinema는 〈토이 스토리 2〉를 만든 감독 중의 한 사람인 리 언크리치와 3일 오전에 자리를 마주했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20분),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점이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이번 작품의 크레딧에는 공동감독으로 명기되어 있는데, 연출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맡은 일은 무엇인가?

애니메이션에서는 두 세명이 감독을 맡는 일은 흔한 일이다. 나는 주로 편집 과정에 관한 일들을 맡았다. 또한 영화의 구조를 세우는 일, 스토리나 관객들이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그렇기 때문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서 역할을 했다.

-디지털로만 영화를 만드는 것은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번 작품에서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이었는가?

디지털 애미메이션과 셀 애니메이션은 각각 서로 장단점이 있다. 셀의 경우는 일일이 그려야 하니까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반면에 디지털은 조장했다가 불러 내면 되니까, 일관성 유지라는 점에서는 유리하다. 이번 작품에서는 인간 캐릭터에 대한 표현이 가장 어려웠다. 그들이 영화 속에서 인간으로 보일 수 있도록 양질감을 살리는 것이 관건이었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수염이나 여드름, 그리고 신체 부위에 있는 각종 털에 대한 표현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어야 했다. 하지만 인간
개인이 가진 스타일에 대한 묘사나 미묘한 행동들은 아직도 숙제다.

디지털에서는 플라스틱 같은 종류는 묘사하기도 쉽다. 오히려 낡아 보이게 하는 것이 어렵다. 긁힌 자욱이나 먼지 같은 것이 그런 예다.

-이번 작품에서 인간 캐릭터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없는가?

우리는 연구개발과 기술축적이라는 실험적 측면에서 단편영화를 만들기도 한다. 〈벅스 라이프〉이후 〈제리의 게임〉이라는 단편을 하나 만들었는데, 이 때 제리라는 인간 캐릭터를 통해 인간 캐릭터에 대한 묘사에 대해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 성과는 〈토이 스토리 2〉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고, 작품의 주인공인 제리는 〈토이 스토리 2〉에서 우디를 수리해 주는 클리너로 특별출연하기도 했다
.
또한 인간 캐릭터의 양질감을 살리기 위해 우리 스탭들 중 일부는 자신의 피부를 직접 스캔 받아 캐릭터에 덮어 씌우기도 했다. 우리는 이러한 모델링과 컴퓨터 프로그램 덕분에 머리
카락이나 털 등을 묘사하기가 수월했다.

-이것은 1편과 관련된 질문인데, 〈토이 스토리〉의 캐릭터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캐릭터 창조에 영감을 준 것은 무엇인지?

미스터 포테이토나 애처 스케치(네모난 판에 글자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장난감, 1편에도 등장)는 실제로 이미 있던 장난감들이다. 주인공인 우디와 버즈는 우리가 창조한 것이며,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제시 역시 그런 경우다. 우리는 캐릭터들을 만들 때, 스케치를 통해 그리고 그것을 찰흙 인형으로 만든다. 그런 다음 그것을 스캐닝해서 비례나 조화를 고려하여 캐릭터를 완성해 간다.

-이번 작품에는 다른 영화에 대한 패러디도 많이 나오는데, 특히 "Emperor Zurg(Z 대왕)"는 패러디 그 자체(Z 대왕은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를 패러디하고 있다)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캐릭터 설정에서 이미 고려해 두었던 것인가?

버즈는 우주의 용사라는 성격을 가진 장난감인데, 그렇다면 그에게 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토이 스토리〉중에서 실제로 장난감으로서 인기있는 캐릭터는 어느 것인가? 그리고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난감은 무엇인가?

미국에서 인기가 있는 것은 포켓 몬스터일 것이다. 영화도 2주 전에 미국에서 개봉했고, 영화 자체도 아이들이 타겟이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 영화는 성인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곧 성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캐릭터 중에서는 아무래도 버즈가 가장 인기가 있다. 사실 우리 영화는 1편에서 주되게 남자 아이 취향에 맞춘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자 아이들 취향도 고려하여, 제시라는 캐릭터도 등장시키고, 바비 인형도 나오게 했다.

-3편도 만들 생각인가?
사실 1편 때, 2편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못했다. 하지만 많은 아이디어들이 남아 있었고, 그것이 2편에서 사용되었다. 그런데도 소화되지 못한 아이디어가 아직도 많이 있다.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