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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인 영어 글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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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어 학습 트렌드가 문법·읽기 등 이해 분야에서 말하·쓰기와 같은 표현 분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종합적인 사고력을 요하는 글쓰기가 주목받고 있어 직접 아이들을 지도하는 학부모들의 고민이 더해가고 있다. 영어 글쓰기 교육에 대한 전문가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이은애(36·여·서울시 후암동)씨는 자녀 강수민(삼광초 4)양에게 영어 글쓰기를 직접 가르치고 있다. 강양은 6세부터 영어 글쓰기를 시작해 지금은 소설 독후감을 쓸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 이씨는 “글쓰기는 읽기에서 시작된다”며 “수민에게 네살때부터 영어 책을 많이 읽어줬던 게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강양은 요즘 1주일에 1권정도 짧은 영어소설책을 읽은 후 내용을 요약하고 느낌까지 글로 정리한다. 독후감을 쓰기 시작한건 8세 때부터다. 당시는 책 내용에 대해 이씨와 간단하게 대화를 나눈 후에 3~4줄로 요약하는 정도였다. 글쓰기를 위해 학습지 정기 구독이나 학원을 다닌 적이 없다. 어휘를 외워본 적도 없다. 이씨는 “어법에 맞는 글쓰기 실력이 잡힌 것은 독서와 책 베껴 쓰기의 효과”라며 “요즘엔 미국교과서를 많이 써보면서 실력이 한층 늘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위해 요즘에도 강양과 함께 1주 2회씩 근처 도서관을 방문한다. 매일 2시간 정도 시간을 내 강양의 독서와 글쓰기를 옆에서 지켜봐 주는 것이 이씨가 하는 일의 전부다. 책을 고르거나 오디오북을 통한 듣기 학습, 크게 소리 내어 책 읽기 등은 모두 강양이 알아서 한다. 강양의 실력이 늘다보니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체계적이지 않은 교육때문에 아이가 나쁜 습관을 들일까 걱정이다. 강양의 사고가 깊어지면서 어휘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표현하려는 문장의 구조도 복잡해져 문법 학습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이에 대해 연세대 영어영문과 이석재 교수는 “우선 책읽기를 더욱 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휘는 절대 외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단어장을 만들어 억지로 외우게 하면 암기효과도 떨어질 뿐 아니라 글쓰기의 흥미를 잃게 하는 주범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는 반드시 사전을 직접 찾아보고 단어를 활용한 문장을 3~4번 읽어보면 자연스레 외워진다”고 강조했다. 또 “문법은 언어의 뼈대를 이루는 근간으로 기본적인 문법 사항은 별도로 학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쑥쑥영어교육연구소 홍현주 소장은 “현재 아이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그에 맞는 교육법을 적용해야 한다”며 “챕터북정도의 독서가 가능하다면 이야기를 재구성해보고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문맥에서 파악하는 훈련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을 시간상으로 나열하는 사건 기록으로 문장을 연습하고 6하원칙에 맞게 생각을 발전시키는 연습을 권했다.

Tip! 수준별 영어 학습법

독서 시작기
단순한 문장을 그림의 도움을 받아 이해하는 단계

학습법: 이름 정확히 쓰기, 동화에서 문장 떼어내 문자 퍼즐로 어순 익히기, 독서 후 장면 그리기, 알파벳 순서로 아는 단어 써보기

초급
문장 형태가 반복되는 동화를 읽는 단계, 구성이 다소 복잡한 그림 동화를 읽고 주인공이 겪는 사건을 이해하는 단계,

학습법: 빈칸 채워 쓰기, 독서 후 내용을 그림, 차트, 그래프 등으로 표현, 장면을 골라 책에 있는 어휘를 써서 그림에 대해 설명하기, 책과 관련된 자기 경험쓰기, 책의 장면을 그리고 등장인물끼리 대화 나누는 것 상상해 쓰기

중급 이상
챕터북 정도 독서 가능, 모르는 어휘 나와도 문맥으로 유추, 책 내용을 자신의 말로 상세히 요약 가능

학습법: 이야기 재구성(예, 배경의 시점을 과거 또는 현재로 바꿔보기 등), 6하원칙에 맞춰 책 소개문 쓰기, 주제문장 쓰고 그에 맞는 보조 설명문 쓰기, 문단 발전시켜 에세이 쓰기(서론, 본론, 결론 등 형식에 맞춰)

▶자료제공=쑥쑥닷컴

[사진설명] 강수민양이 엄마 이은애씨와 함께 영어 독후감을 쓰고 있다.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사진="김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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