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탑승해 승객을 제물로…빈대의 역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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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 때문에 세계적인 항고사인 영국 브리티시에어웨이(BA)가 곤혹스런 처지에 놓였다. 항공기에 무단으로 탑승한 빈대가 승객의 온 몸을 물었기 때문이다.

미국 로스앤젤리스(LA)의 한 지역방송은 25일 "지난달 LA발 인도 방갈로르행 BA에 탑승했다가 빈대로부터 온 몸을 공격당했다"고 보도했다. 제일 젤커크(28)라는 이 여성은 기내에서 항공사가 제공한 담요를 덮었다. 3시간 가량 잠을 청했던 이 여성은 화장실에 갔다 등과 다리 등 온 몸이 빈대에 물린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여성은 빈대에 물린 자신의 신체사진을 온라인상에 올렸다. 그러면서 "10시간 비행하는 동안 90군데를 빈대에 물렸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보상을 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항공사가 기내 청결에 더 신경을 쓰도록 하기 위해 내가 한 경험을 승객들과 나눈 것"이라고 덧붙였다.
BA측은 젤커크에서 사과 편지를 보내는 한편 이번 사건의 진상을 조사 중이다.

한편 지난해 미국 뉴욕에서는 타임스스퀘어의 상점과 영화관, 최고급 아파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등에 빈대가 출현해 한바탕 소동을 치렀다. 이 때문에 영화관람객이 뚝 떨어져 '빈대의 박스오피스 습격'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심지어 유엔본부는 빈대를 잡는 개까지 투입해 빈대가 서식하는 서식지를 찾아 박멸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프랑스 파리가 빈대공포에 휩싸이기도 했다. 관광객들의 항의가 빗발쳐 파리 보건당국이 진땀을 뺐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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