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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의 달력 『칠정산』 펴낸 세종대왕의 뜻 이어갈 것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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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호 06면

아인슈타인과 허블이 카네기 천문연구소에서 ‘우주 팽창’을 논의한 지 74년이 지난 2011년 2월 8일. 머리가 희끗희끗한 50여 명의 천문학자가 다시 연구소 도서관에 모였다. 웬디 프리드먼 카네기 천문연구소 소장의 소개로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의 박석재(사진) 원장이 들어섰다. 다소 퉁퉁한 체격의 박 원장은 좌우를 쓱 둘러보고 입을 열었다.

마젤란 프로젝트 10% 지분, 한국 천문연 박석재 원장

“우주는 팽창하고 있는 게 맞습니다. 제 몸도 점점 빠르게 불어나고 있으니까요.”
참석자들의 웃음이 터졌다.

박 원장은 8일 카네기 천문연구소를 방문해 “거대 마젤란 망원경(GMT)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한국의 국격을 높이고 국민에게 자부심을 심어 주는 사업”이라고 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차세대 망원경 사업에 뛰어들며 서로 짝짓기에 나섰다”며 “한국이 GMT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한국은 일본·중국을 뛰어넘는 천문 강국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1만원권 지폐를 꺼내 보였다. 지폐 뒷면에는 96년에 건설한 경북 영천 보현산 천문
대 망원경(직경 1.8m)이 그려져 있다.

그는 “한국은 지폐 도안에 망원경을 넣은 몇 안 되는 국가”라며 “10년 후 GMT가 완공되면 중국의 책력을 거부하고 우리 고유의 책력 ‘칠정산’을 편찬한 세종대왕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천문학 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많은 사람이 별을 잊고 산다”며 “새마을운동에 버금가는 별 보기 운동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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