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한파·폭설 … 고용 시장에 후폭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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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구제역·한파·폭설이 물가에 이어 고용 시장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에선 회복 추세가 이어진 반면 ‘트리플 쇼크’에 농림어업 취업자는 급감했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취업자는 2319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만1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째 30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수출 호조에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같은 달보다 22만4000명 늘었다. 민간 서비스업 취업자도 17만5000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농림어업 분야를 제외한 취업자는 전년 같은 달보다 43만5000명이 늘었다.

 하지만 농림어업 분야에선 10만4000명이 줄었다. 날씨가 추운 1~2월에는 보통 농림어업 취업자가 줄기는 하지만 예상보다 감소 폭이 크다. 여기에 도소매·음식숙박업 취업자도 10만3000명 줄었다. 전반적으로 취업자 수가 줄고 있는 산업이긴 하지만 이처럼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난 데는 구제역·한파로 이동 제한이 늘고, 여가·스포츠 활동이 줄어든 탓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1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을 40만 명대로 예상했는데 구제역과 한파 등에 농림어업 취업자가 크게 줄면서 예상보다 낮게 나왔다”며 “다만 비농림어업의 증가 폭이 커 고용은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업률은 3.8%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2%포인트 떨어졌고, 실업자도 91만8000명으로 지난해 1월보다 29만8000명이 줄었다. 여기에는 지난해 실업률이 유독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지난해 1월 희망근로 모집에 많은 사람이 몰리며 이들이 구직 인원으로 잡혔고, 자연히 실업자 수도 크게 늘었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8.5%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예비 졸업생들이 대거 구직 시장에 뛰어들면서 실업률이 올라간 것이다. 하지만 한편에선 구직난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체 실업률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3.8%)는 일본(4.6%), 호주(5.4%), 독일(6.3%), 미국(9.8%) 보다 상황이 좋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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