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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가열전] 모리스 자르

중앙일보

입력

파리음악원에 옹드 마르트노(전자 건반악기) 클래스가 개설된 것은 1947년. 프랑스 악기제작자 모리스 마르트노(1898~1980) 가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이 전자악기는 신시사이저가 등장하기 전까지 오네게르.메시앙 등 작곡가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리용에서 러시아 이민 2세로 태어나 16세때 음악에 입문한 그는 나이가 많아 피아노 대신 타악기를 배웠다. 파리음악원에서 타악기와 작곡을 전공한 영화음악가 모리스 자르(75) 도 스승 오네게르의 영향을 받아 옹드 마르트노에 심취하면서 제3세계 음악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전자악기와 타악기, 민속음악을 섭렵한 덕분에 영화음악가로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다. 신시사이저로 유명한 프로그레시브 뮤지션 장 미셀 자르는 바로 모리스 자르의 아들. 파리오케스트라에서 타악기 주자로 활동하던 모리스 자르는 파리국립극단 음악감독으로 있으면서 장 콕토.알베르 카뮈 등과 교우를 나눴고 '호텔 드 앵발리드' (52년) 의 음악을 맡아 영화계에 데뷔했다.

출세작은 영국 출신 데이비드 린 감독의 '아라비아의 로렌스' (62년) . 원래 브리튼.월튼.아놀드.하차투리안 등 현대음악의 거장들에게 작곡을 위촉하려던 계획이 무산되자 자르가 음악을 맡은 것. 부랴부랴 4주만에 완성된 이 작품은 모리스 자르에게 아카데미 음악상을 안겨주었다.

이 콤비는 '닥터 지바고' (65년) '인도로 가는 길' (84년) 에서도 함께 작업해 역시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았다. 특히 라라의 테마 '섬웨어 마이 러브' 가 포함된 '닥터 지바고' 사운드트랙 앨범은 66년부터 1백57주 동안 '빌보드' 지 차트에 머물면서 2백만장 이상 팔렸다.

또 '위트니스 '(85년) '정글 속의 고릴라' (88년) '사랑과 영혼 '(90년) 등 3편이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에 올랐다. 주제가 '언체인드 멜로디' 가 포함된 '사랑과 영혼' 음반은 '닥터 지바고' 기록을 앞지른 베스트셀러다.

이밖에도 '지상 최대의 작전' '시벨의 일요일' (이상 62년)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 '프로페셔널' (이상 66년) '지옥에서 보낸 한 철' (71년) '메시지' (76년) '나사렛 예수' (TV용.78년) '사막의 라이언' (81년) '매드 맥스 3' (85년) '위험한 정사' '노 웨이 아웃' (이상 87년) ' '죽은 시인의 사회' (89년) '구름 속의 산책' (95년) '등 2백편이 넘는 영화음악을 발표했다.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종 도뇌르 훈장을 수여받았으며 파리 국립발레단과 키로프 발레단의 단골 레퍼토리인 발레음악 '파리의 노트르담' 도 작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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